남궁현 뉴로젠 대표 "치매 무증상 15년 이상…'예방'이 중요"

2015년 설립된 치매 예측·조기진단 전문기업
1만5500여명 치매 코호트 확보 '아시아 최대'
뉴로아이, MRI로 정상인·치매환자 뇌크기 비교
유전자 치매예측…"기본보다 정확성 50%이상 ↑"
치매약 처방조건 '아밀로이드 펫' 대안제 개발
  • 등록 2021-07-07 오후 3:07:56

    수정 2021-07-08 오후 9:20:16

[이데일리 박미리 기자] “치매에 걸리기 전 무증상 기간이 15년 이상입니다. 전조증상이 나타나는 기간은 3~5년이고요. 치매가 발현되기까지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대부분 몰라서 아무 조치도 안해요. 증상이 나타난 후 병원에 가면 이미 늦었죠. 치매치료제는 아직 없으니까요.”

남궁현 뉴로젠 대표(사진=뉴로젠 제공)


남궁현 뉴로젠 대표는 6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치매는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로젠은 2015년 설립된 치매 예방 전문기업이다. 커머스 솔루션 업체 유젠, 워터스포츠웨어 업체 배럴(267790) 등을 관계사로 두고 있다. 남궁 대표는 유전체 검사 전문업체 디엔에이링크(127120)의 창립멤버로 21년간 근무하다 올해 초 뉴로젠에 합류했다. 치매 조기진단·예방 시장의 전망과 뉴로젠의 경쟁력을 높게 봐서다.

치매 시장은 흔히 ‘예측-진단-치료-복지’ 4단계로 구분된다. 이중 뉴로젠은 예측과 조기진단에 집중한다. 마켓 리서치 퓨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알츠하이머병 세계 알츠하이머 진단시장 규모는 2016년 67억7000만달러(7조6700억원)에서 2022년 120억달러(13조6000억원)가 될 전망이다. 연평균 10%의 고성장이 점쳐진다.

뉴로젠은 이 시장에 뇌를 자기공명 영상장치(MRI)로 찍어 치매를 조기진단 해주는 의료기기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뉴로아이’가 그것이다. 수십년간 학계를 이끌어온 ‘뇌에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축적돼 치매에 걸린다’는 가설을 기반으로 만든 의료기기다. 남궁 대표는 “아밀로이드가 쌓인 치매환자 뇌는 정상인 뇌보다 부피, 두께가 위축되는데 그 차이가 육안으로 보일 때는 병세가 많이 진전된 후”라며 “뉴로아이는 뇌 영상을 정량 분석해 치매를 조기 진단해주는 AI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구현하는 건 ‘한국인 남녀 표준 뇌지도’다. 뉴로젠이 광주치매코호트연구단을 통해 확보한 아시아 최대 규모인 1만5500명 치매 코호트로 만든 데이터다. 그는 “지난 9년간 광주에서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치매 검사를 했다”며 “이들이 올 때마다의 상태를 데이터로 확보해 계속 추적해나가고 있다. 확보한 동일인 전방위 데이터만 이중 7500여건”이라고 설명했다. 즉 뉴로젠은 정상과 치매 상태의 자료만 확보한 타사와 달리 정상, 무증상, 경도인지장애, 치매 순으로의 변화 데이터를 대량 확보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전언이다. 현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도 신청해 내년 상반기 중 긍정적인 소식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치매 코호트는 뉴로젠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수 있게 하는 원천이다. 뉴로젠은 2018년 유전자 검사로 치매를 예측해주는 ‘뉴로젠APOE+’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역시 자신하는 것은 치매 코호트를 기반으로 한 정확성이다. APOE 검사는 변이된 유전자인 ‘e4e4’ 검출 결과를 토대로 치매 발병 위험률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남궁 대표는 “경쟁사들과 달리 백데이터가 있어 치매 예측 정확성도 50% 이상 높다”며 “특히 APOE+는 APOE 유전자형을 기존 6가지에서 21가지 세분화해 타깃할 수 있는 대상도 기존 25%에서 90% 이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뉴로젠은 또 다른 뇌 영상 분석 의료기기인 ‘뉴로AI’도 개발했다. 올 하반기 식약처에 임상 시험계획 승인 신청을 낼 방침이다. 뉴로AI는 아밀로이드 펫(PET) 양성율을 예측하는 소프트웨어다. 현재 아밀로이드 기반 치매 약은 아밀로이드 펫으로 촬영 후 양성이 나오면 처방이 이뤄진다. 그러나 아밀로이드 펫은 전국에 300대로 수가 적고 촬영 가능한 인원도 하루 연달아 진행할 때 최대 8명으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 비용도 한 회 120~150만원에 달한다.

남궁 대표는 “뉴로AI는 MRI를 활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간이 적게 걸리고 저렴하다”며 “뉴로AI로 1차 스크리닝을 한 후 여기서 결과가 좋지 않을 때 아밀로이드 펫을 쓰는 구조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로AI는 분석시간이 10~30분으로 아밀로이드 펫보다 짧고 비용은 향후 임상이 통과돼 급여가 적용될 경우 한결 저렴해진다. 뉴로아이 비용이 한 회 10만원 이내라는 점에서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뉴로젠은 뉴로AI에 치매 발병위험을 예측하는 기능을 부착하는 것도 중이다. 치매 여부를 확인하는 신경 심리검사(RCFT) 수정 장단기 메모리검사 모바일 앱이나 ‘뉴로젠APOE+’를 붙이는 식이다. 남궁 대표는 “치매 코호트를 살펴보면 아밀로이드 펫 검사결과가 좋지 않은데 정상인 사례들이 있다”며 “아밀로이드 펫 결과 양성인지, 음성인지도 중요하지만 치매로 갈지, 안갈지 예측하는 것도 중요해 관련 개발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불필요하게 치매 치료제를 복용하는 사례를 방지할 수 있다.

뉴로젠은 앞으로도 ‘치매’에만 몰두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그 중에서도 ‘예측’과 ‘조기진단’ 분야만이다. 그는 “아직 치매 예방 의료기기가 없다. 우리는 치매 예측을 통한 예방, 조기진단 쪽에 파이프라인을 구축해나갈 것”이라며 “위험을 안 치매환자들이 건강관리, 치료제 선제적 복용, 주기적인 검사 등을 통해 발병시간을 늦추는 효과를 얻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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