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 전관' 앞세운 이완구·홍준표…특별수사팀과 힘겨루기

이 전 총리 부산지점 특수부장 출신 김종필씨 변호인 선임
홍 지사 부장판사 출신 이광범씨 등 초호화 변호인단 꾸려
성리스트 특수팀 첫 재판서 금품수수 일시 등 첫 공개 전략
  • 등록 2015-07-22 오후 7:30:12

    수정 2015-07-22 오후 7:30:12

[이데일리 박형수 조용석 기자]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이완구 전 총리, 홍준표 경남지사와 검찰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간 법정 공방의 막이 올랐다.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는 이 전 총리와 홍 지사는 각각 전관 출신의 특급 변호인단을 꾸려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검찰은 수집한 증거와 참고인의 증언을 바탕으로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엄상필)는 22일 이 전 총리에 대한 정식 재판에 앞서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는 검찰과 변호인이 쟁점 사항을 정리하고 증거 신청이나 증거 조사방법 등을 결정하는 과정이다.

준비 과정부터 검찰과 변호인의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이 전 총리 측 변호인은 “성 전 회장에게 돈을 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측 변호인단은 검찰 출신인 김종필 법무법인 율우 대표변호사를 필두로 김정은, 서기원 변호사로 구성됐다. 김종필 변호사는 대검찰청 정보통신과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나 지난 3월 변호사로 새출발했다. 사법연수원을 27기로 수료한 뒤 광주지검·순천지청·서울남부지검·수원지검 검사,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 및 조사부 부부장검사, 광주지검 장흥지청장, 부산지검 특수부장 등을 역임했다.

기소 단계에서 공소장에 구체적인 범죄 사실을 적지 않았던 검찰은 이 전 총리와 홍 지사가 재판을 대비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전략을 유지하며 압박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부에 “이 전 총리 측이 증거나 공소사실에 대한 기초적인 의견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며 “국민적 관심이 많고 시간이 흐르면 참고인들의 기억이 흐려질 수 있으니 최대한 빠른 재판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검찰은 또 “성 전 회장의 자필 메모와 육성 증거, 자금출처를 입증하기 위한 증거, 성 전 회장이 부여사무실을 방문한 사실에 대한 증거 등을 제출할 것”이라며 혐의 입증을 자신했다.

이 총리측 변호인은 ‘성 전 회장을 만난 사실 자체를 부인하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자세한 부분은(검찰 측 증거를 살펴보고) 다시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작성한 참고인들의 진술 등도 모두 열람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23일 열리는 홍 지사의 공판준비기일에도 이 전 총리 재판과 비슷한 모습이 연출될 전망이다. 검찰은 홍 지사에 대한 공소장에서도 금품수수 일시와 장소 등을 기재하지 않았다. 홍 지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사건의 특별검사를 맡았던 이광범 변호사를 앞세워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이광범 변호사는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으로 사법연수원 교수, 법원행정처 인사실장, 대법원장 비서실장 등을 거쳤다. 이 변호사의 형은 이상훈 대법관이다. 박충근, 이용구, 이철의, 서형석, 오혜령 등 LKB앤파트너스 소속 변호사 5명도 홍 지사의 무죄 입증을 돕고 있다. 이철의 변호사는 서울 동부지법 부장판사 출신으로 사건 재판장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 현용선 부장판사와 사법연수원 동기(24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박충근 변호사는 대구지검 서부지청장 출신이고, 이용구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역임했다.

검찰은 첫 재판에서 홍 지사의 정확한 금품수수 일시를 공개해 홍 지사의 허를 찌르며 재판을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갈 계획이다. 이 전 총리보다 홍 지사에 대한 혐의 입증은 더욱 수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 전 회장의 지시를 받은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이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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