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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000080)는 최근 론칭한 새로운 맥주 브랜드 ‘켈리(KELLY)’를 4일 본격 출고하고 전국 대형마트·편의점 등 가정용 시장과 음식점·유흥업소 등 유흥시장에 동시 판매에 나선다. 2019년 3월 맥주 브랜드 ‘테라’를 선보인 후 올해 2월까지 약 36억병을 판매하며 기반을 다져온 하이트진로는 켈리까지 가세해 국내 맥주 시장 1위인 오비맥주 ‘카스’를 정조준했다.
테라와 켈리의 ‘연합작전’을 구사하겠다는 계획인만큼 두 제품 간 차별성을 뒀다. ‘청정라거’라는 키워드로 시장에 선보여왔던 테라는 청량감을 앞세워 유흥시장의 주류 트렌드인 ‘소맥(소주+맥주)’ 시장에서 주목할 성과를 냈다. 이번 켈리는 ‘올 몰트(맥아 100% 사용)’ 맥주로 소맥이 아닌 맥주 본연의 맛을 즐기려는 소비자들에 보다 집중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과거 주류시장은 제조사가 공급하면 소비자들이 당연히 받아들이는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었다면 이제는 제조사가 시장과 소비자들의 니즈를 사전에 파악해 요구에 앞서는 제품들을 선보이는 시장이 됐다”고 강조했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 역시 “켈리는 기본적으로 폭탄주(소맥)를 염두해두고 만들지 않고 자체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 집중했다”며 “완성도가 높아야만 소비자들이 켈리를 선택하고 이 브랜드를 가지고 놀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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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업체인 오비맥주와 롯데칠성음료(005300)는 기존 맥주 브랜드 리뉴얼 전략으로 맞불을 놓았다. 오비맥주는 2021년 2월 선보였다가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으며 연착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맥주 브랜드 ‘한맥’을 지난달 말 리뉴얼해 선보였다. 소맥 최강자 카스와 더불어 ‘부드러움’을 강조한 한맥을 차별화 제품으로 내세운 것으로 하이트진로의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비맥주와 롯데칠성음료 양 사는 하이트진로가 대세 배우 손석구까지 내세우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자 긴장감과 기대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켈리와 점유율 경쟁은 불가피하나 스탠다드 맥주 시장의 확대라는 효과에 내심 기대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주류 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트진로가 켈리를 선보이며 국내 맥주 시장 1위 공략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면서 오비맥주가 최근 리뉴얼해 선보인 한맥이 그 경쟁자로 함께 언급되는 효과가 났다”며 “또 하이트진로가 기존 올 몰트 맥주인 맥스 대신 켈리에 보다 집중하고 나서면서 그간 맥스와 함께 올 몰트 맥주 시장의 한 축을 이뤘던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도 기회를 엿보는 모양새가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