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도, 다임러도 선택한 LFP
3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1위 업체인 테슬라는 지난달 투자설명회에서 모든 차종의 스탠더드(기본) 모델에 LFP 배터리를 탑재하겠다고 발표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 다임러의 올라 칼레니우스 최고경영자(CEO)는 “2024년부터 소형·준중형 전기차 배터리를 LFP 배터리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이외에도 폭스바겐, 포드, 애플 등도 LFP 배터리 채택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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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P 배터리는 철과 인산염으로 만들어 가격이 저렴하고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에너지밀도가 낮고 무거워 주로 중국 배터리사가 만들어 중국 전기차 시장에 공급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버스와 트럭을 제외한 승용 전기차 시장에서 LFP 배터리의 올해 상반기 점유율은 11% 수준이다.
그간 기술 우위를 가진 삼원계 배터리에 주력하던 국내 배터리사도 중저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 대응에 나섰지만, 그 방식은 엇갈렸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096770)의 배터리사업 자회사 SK온은 LFP 배터리 개발에 착수한 데 비해 삼성SDI(006400)는 가장 비싼 광물인 코발트를 뺀 니켈·망간 배터리 등 코발트 프리(free) 배터리로 대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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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P 배터리가 대세로 자리를 잡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다. 삼원계 배터리도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코발트를 줄인 하이니켈(High-Nickel) 배터리 공급이 본격화하면 삼원계 배터리 가격도 kWh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BYD가 이달부터 LFP 배터리 가격을 20%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LFP와 삼원계 배터리 가격 격차가 좁아질 수 있다.
SNE리서치는 “LFP 배터리가 삼원계 배터리보다 가격이 저렴할 순 있어도 동일 에너지밀도로 끌어올리려면 부피와 셀을 늘려야 하는 데다 재활용·재사용까지 고려하면 LFP 배터리를 쓰는 것이 불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LFP 배터리를 개발하겠다면서도 그 용도를 공간·무게 제약이 없는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한정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LFP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LFP 배터리는 용량당 판가 하락 가능성이 제한적이고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도 한계가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삼원계 배터리가 시장의 주력이 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