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첫 날인 10일 오전, 서울 동작구의 한 사전투표소에선 선거 사무원들이 유권자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알리느라 분주했다.
이날 설치된 전국의 사전투표소들은 혹시 모를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자 여러 예방 수칙을 적용해 운영했다. 시민들은 코로나19 사태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열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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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이데일리가 찾은 서울 시내 사전투표소 곳곳은 예방 수칙을 엄격히 지키며 운영되고 있었다. 선거 사무원들은 입구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유권자들의 체온을 일일이 확인했고, 정상 체온으로 확인된 유권자들은 손 소독을 하고 장갑을 착용해야만 투표소에 들어갈 수 있었다. 신원 확인을 위해 해오던 지문 인식도 장갑을 낀 탓에 서명으로 대체됐다.
아울러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으로 말미암아 투표소 앞에서 대기하는 사람들도 각각 1m 정도의 간격을 둔 채 줄을 섰다. 사람이 갑자기 몰려 대기 인원 사이 간격이 갑자기 좁아지거나 줄이 흐트러지면 선거 사무원들이 나와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앞뒤 간 거리를 지켜달라”고 제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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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내내 차분한 분위기였던 서울역 사전투표소는 정오쯤 되자 30~40명이 한꺼번에 대기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투표소로 향한 직장인이 대다수였다. 직장인 이다혜(30)씨는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데, 서울역 근처에 외근을 나왔다”며 “마침 사전투표소가 있어서 점심에 짬을 내 투표했다”고 말했다. 사람이 몰린 와중에도 사람 간 거리는 지켜졌다.
코로나19 탓에 주말에도 최대한 외출을 꺼리게 되면서 이날 출근한 김에 투표하겠다는 이들도 있었다. 대전에 사는 김석준(42)씨는 “KTX를 타고 서울로 출퇴근하는데, 서울역에 사전투표소가 있어 투표했다”며 “선거 당일에 투표소에 사람이 몰리면 감염 우려도 있고, 코로나19 때문에 바깥 활동을 자제하니까 회사를 가는 길에 미리 투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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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에 사는 조성준(32)씨는 “요즘 (코로나19 같은) 국제적 이슈 등 어려운 상황이 있는데, 이런 부분을 잘 아우를 수 있는 정치인을 뽑는 데 중점을 뒀다”며 “국민의 힘든 점을 잘 파악하고 대처하는 이가 당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씨는 이어 “아무리 선거 기간이지만, 감염 우려가 있는 지하철 내의 유세 활동은 줄였으면 좋겠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세대별로 원하는 바를 드러낸 유권자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서울 서대문구 도시재생 앵커시설 ‘신촌 파랑고래’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윤설희(23)씨는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데, 집값이 너무 비싸 경기도에서 거주하고 있다”며 “주택 문제나 청년 사업, 취업을 지원해주는 정책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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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는 이날부터 11일까지 이틀간 치러진다. 전국엔 총 3508개 사전투표소가 설치됐다. 오는 15일 선거 당일 투표가 어려운 유권자는 이날부터 오는 11일까지 전국 어느 사전투표소에서나 별도 신고 없이 미리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투표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