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보경 양지윤 기자] 서울시가 다음달 1일부터 내년 3월까지 4개월간 미세먼지 시즌제(계절관리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전날 중국이 처음으로 국내 미세먼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한·중 양국간 공조에 대한 기대를 높였지만 고농도 시기 대기정체 상황에서는 국내 발생원에 의한 대기질 악화가 더욱 심각한 만큼 서울시는 사전적으로 미세먼지 배출량을 줄이는 시즌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즌제 핵심 5등급차 운행제한은 2월 목표로
서울시가 21일 발표한 미세먼지 시즌제의 핵심은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서울 운행제한이다. 하지만 관련법 개정이 늦어져 연내 시행은 못하고 내년 2월에라도 도입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12월 중 법안이 통과되면 내년 2월쯤 수도권 운행 제한이 가능할 것”이라며 “경기·인천과도 2월에는 시행하자는 합의를 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즌제와 별개로 사대문 안 녹색교통지역에서는 전국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을 다음달부터 상시 제한한다. 위반 차량에는 과태료 25만원을 부과한다. 또 교통량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내 행정·공공기관 관용차량과 근무자 차량에 차량 2부제가 도입되며 서울 전역 108곳의 시영주차장에는 내년 1월부터 주차비가 할증된다. 시즌제 기간 중 5등급 차량의 주차요금을 50%, 녹색교통지역 내 시영주차장(24곳)은 모든 차량의 주차요금을 25%(5등급 차량은 50%) 더 받는다. 5등급 차량 정보는 각 주차장에 반영돼 자동으로 할증 요금을 적용한다.
中 영향 70%인데 국내 28% 줄여 효과 있을까
서울연구원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이번 미세먼지 시즌제 대책들이 100% 이행될 경우 초미세먼지(PM2.5) 배출량의 28%(232t)가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수치를 두고 시즌제의 효과를 시민들이 얼마나 체감할 수 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날 한·중·일 3국이 공동으로 발표한 ‘동북아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 물질 국제 공동연구(LTP)’ 보고서에서 한국의 미세먼지의 32%가 중국 영향으로 나타났다. 고농도 시기에는 중국 영향이 70%가량 된다는 설명도 있었다. 그렇다면 남은 국내 원인 중 28%만 감소하는 이번 대책이 시민 불편을 감수하고 진행할 만큼 효과가 있겠냐는 지적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고농도 기간 중 평균 풍속 초속 2m 이하인 대기정체 일수는 지난 2016년 34일에서 2018년 74일로 급증했다.
“베이징시와 시즌제 협력방안 논의할 것”
서울시는 중국 등 주변 도시와의 협력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보다 앞서 미세먼지 시즌제를 시행중인 베이징시와 시즌제 협력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베이징시에서 구축·운영중인 간이측정기에 대한 정보교류 등 협력도 강화한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동아시아 주요 국가간 상시 논의체계인 ‘동아시아 맑은 공기 도시네트워크’도 대기질 개선 서울 국제포럼과 연계해 내년 6월 출범한다.
박 시장은 “베이징시와는 통합위원회를 만들어 상시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내년 5월말 쯤 통합위를 통해 충분히 논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서울은 아시아 13개 도시와 함께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도시 간 협의체를 운영한 경험이 있고 현재 새롭게 동북아의 ‘동아시아 맑은 공기 도시 네트워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도시 간 협의를 통해서 국가 간 협의 못지않은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