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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4일 오전 수사 결과 중간 발표에서 “시신을 유기하고 금품을 빼앗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핵심 피의 사실인 살해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서울 중랑경찰서는 사건 발생 9일 만인 지난 3일 서울 중랑구의 한 모텔에 투숙한 이들을 특수감금과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창원서부서는 이들을 중랑서에서 압송한 뒤 4~5시간 가량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에 따르면 심씨와 강씨는 심씨의 6촌 동생 심모(29·구속)씨와 함께 지난달 24일 오후 8시 30분쯤 창원의 한 골프연습장 주차장에서 A(47·여)씨를 차량으로 납치해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사건 발생 3일째인 지난달 27일 경남 함안에서 6촌 동생 심씨를 검거했지만 다른 두명은 달아난 상태였다.
경찰은 이들이 돈을 노리고 이번 범행을 계획적으로 벌였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 4월 지인 3명에게 부동산업을 하는 남성을 대상으로 이번 사건과 같은 범행을 각각 제안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심씨와 강씨는 과거 골프장 캐디로 같이 근무하다 연인 관계가 됐다. 이들은 또 케이블 타이와 마대자루 등 범행도구도 미리 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검 결과 A씨는 질식해 숨졌으며 시신은 지난달 27일 진주시의 한 대교 아래에서 마대자루에 담긴 채 발견됐다.
특히 심씨는 수천만원의 빚을 지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카드 연체대금이 2600만여원으로 상환 독촉을 받고 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들이 광주에서 도피행각을 벌일 때 A씨 명의 신용·체크카드로 현금인출기에서 인출한 돈이 410만원에 불과한 점은 의문점으로 남는다.
지난달 27일 이후 이들의 도피행적도 드러났다.
이들은 지난달 24일 창원의 골프연습장에서 A씨를 납치한 뒤 고성의 한 폐주유소에서 그를 살해했다. 이어 같은날 진주의 한 대교에 시신을 유기한 뒤 광주로 넘어가 이튿날 현금을 인출했다. 다시 순천으로 도피한 이들은 지난달 26일 미용실에서 머리손질을 하는 모습이 점포 폐쇄회로(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오전 1시 30분쯤 경남 함안의 한 아파트에서 심씨의 6촌동생을 검거했지만 심씨와 강씨는 달아난 상태였다.
이후 대구의 한 모텔에 머물다 이튿날인 지난달 28일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 동서울터미널에 도착, 중랑구의 한 모텔에 투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은 경찰이 이 사건을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심씨와 강씨를 공개수배(신고보상금 최고 500만원)한 날이다.
심씨와 강씨는 경찰의 대대적인 추적활동이 이어지자 이 모텔에 계속 머물다가 주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지난 3일 결국 붙잡혔다.
그러나 심씨와 강씨는 핵심 피의사실인 살인 혐의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심씨와 강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동기와 방법 등을 추가 조사한 뒤 강도살인 등 혐의로 이날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