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합종연횡' 바람…美브로드컴, 브로케이드 6조에 인수

  • 등록 2016-11-03 오후 3:43:07

    수정 2016-11-03 오후 3:45:04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브로드컴은 라우터, 스위치 등을 만드는 컴퓨터 네트워크 장비 제조업체 브로케이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즈를 인수하기로 했다. 반도체 업계의 ‘합종연횡’ 바람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브로케이드를 55억달러(약 6조266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주당 가격은 12.75달러로, 지난주 종가 11.24달러에 47% 프리미엄을 얹어주는 것이다. 브로드컴은 인수거래가 완료되면, 브로케이드의 인터넷 장비 사업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합병 절차는 2017회계연도가 끝나는 내년 10월 말 전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호크 E. 탄 브로드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만을 고수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며 “주요 고객사들의 변화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로드 카니 브로드케이드 CEO는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우리는 기업을 판 것이 아니다”라며 “브로드컴이 인수를 제안한 이후 충분히 검토한 결과, 브로드컴의 제안이 브로드케이드와 주주들에게 가장 이롭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브로드컴의 이번 인수는 최근 반도체 산업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흐름의 방증이다. 정보통신기술(ICT) 혁명으로 반도체 활용처가 늘어나며 신성장 기술을 확보와 덩치 키우기를 위해 동종 업체끼리 합치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브로드컴도 작년 5월 싱가포르 반도체업체 아바고 테크놀로지스로 370억달러에 인수된 바 있다. 인수·합병(M&A) 후 통합 법인의 상호는 브로드컴을 유지했다.

브로드컴 외에도 굵직굵직한 M&A가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주 미국 퀄컴은 차량용 반도체 제조업체 네덜란드 NXP를 470억달러에 샀다. 반도체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7월에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인 ARM을 3조3000억엔에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네덜란드 NPX가 미국 프리스케일을 인수했고, 미국 인텔도 알테라사를 167억달러에 사들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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