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당모임은 14일 “문재인 대표는 당 대표로서 작금의 상황에 무한책임을 져야 하고 당의 분열과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조속히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당모임은 이날 오찬 회동 후 발표한 성명에서 “분열된 상태로 총선을 치르는 일이 현실화 되었다. 분열로 치닫게 한 책임을 우리 역시 통감한다며 새정치연합은 그간 무능과 무책임, 무반성, 무비전으로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대선과 4.29 재보궐선거, 10.28 재보선에 대해 패배의 책임도 지지 않았으며 승리의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는 총선을 치룰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구당모임은 “문 대표는 당내의 혁신과 책임정치 요구에 대해 공천이나 요구하는 세력으로 매도하여 당내분열을 가속화시켰다. 안 전 대표의 혁신안을 전면 비난하다가 실기한 후 전격 수용하는 것이야말로 형용모순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구당모임은 “지난 토요일 대다수 의원들이 결의하고 문 대표도 수용한 바와 같이, 문 대표는 당대표로서 작금의 상황에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며 “당이 백척간두에 선 만큼 중진의원들이 앞장서서 60년 전통의 새정치연합을 살려낼 것을 요청 드린다”고 강조했다.
구당모임은 전날 저녁 회동을 갖고 모임 차원에서 집단 탈당을 결정하지 않고 개별 의원들의 의사에 맡기기로 했다.
문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일단 저를 포함해 3명의 의원이 내일이나 모레 탈당하기로 탈당하기로 서로 의견을 모았다”며 “주말에 한두 분 더 탈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고 말했다.당장 적게는 5명에서 많게는 10명 가까이 동반탈당할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는 큰 차이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문 대표 사퇴를 촉구해왔던 호남의 박지원·주승용 의원도 신중한 태도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문재인 대표는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이러한 조치가 없으면 당의 혁신도 통합도 총선 승리도 정권교체도 할 수 없습니다”고 주장하면서도 탈당에는 말을 아꼈다. 주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안 전 대표 탈당에 대해 “벗을 잃은 비통한 심정”이라고 토로하면서도 “호남의 민심은 분열이 아니다. 더 혁신하고 통합해서 총선에서 이기고 정권교체에 성공하라는 것”이라며 탈당에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비주류 중진인 김한길 전 대표나 이종걸 원내대표, 박영선 의원 등도 탈당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
안 전 대표와 함께 새정치연합의 공동 창업주였던 김 전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총선을 앞둔 야권 상황에 대해 고민이 깊다”며 “제 거취뿐만 아니라 선거를 앞둔 야권 상황에 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역할은 할 수 있다면 짧은 시간 안에 두 사람을 만나게 하는 것”이라면서 “총선 전이 되면 좋겠지만, 이번이 안 된다면 몇 년 뒤 만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나 이 원내대표 발언은 당장 행동에 나서기보다 중장기적인 행보를 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안 전 대표의 혁신 전당대회 개최를 거부하며 마이웨이를 선언한 문 대표가 안 전 대표 탈당에도 대표직을 그대로 유지하면 탈당을 미뤘던 비주류 의원들 중 일부가 연말을 전후해 탈당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김 전 대표와 호남권을 대표하는 박 의원이 결심하면 탈당 규모가 수십명 수준을 넘어 분당 사태로 치달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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