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씨티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1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직전 금통위보다 ‘비둘기파’(완화 선호)적인 성격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작년 10월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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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씨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3일 보고서에서 “한은 금통위가 소폭 비둘기파적인 성향으로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예상보다 낮은 물가, 빠른 건설사 구조조정, 비둘기파적이었던 지난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기준금리 동결의 근거로 제시했다.
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금통위가 공식적으로는 긴축적인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한은 목표치(2.0%) 대비 물가 안정세가 더디고 경제 성장세가 견조하며 가계부채가 예상보다 커 공식적인 제한적 정책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씨티는 올해 1분기 말까지 3%의 물가상승률이 유지되고 그 이후부터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는 올 4분기 이후 근원 물가상승률이 한은의 물가 목표치에 도달할 것으로 봤다.
다만 포워드 가이던스, 총재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상대적으로 비둘기파적인 신호가 전달될 것으로 예상됐다. 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금통위에서 3개월 내 금리인상 옵션을 열어두는 금통위원이 1~2명 내외로 크게 감소할 수 있다”며 “기자간담회에서 간접적으로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는 의중을 들어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통화정책방향문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의 필요성에 대해 금통위가 판단을 내릴 것’이라는 문구가 완화될 수 있고, ‘충분히 긴 기간 동안 긴축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문구에서 ‘충분히 긴 기간’(6개월 이상 의미)을 ‘상당한 기간’(6개월 내외 의미)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씨티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로 인한 시스템 리스크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당사는 4월 총선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구조조정이 지연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국내 16위 건설사인 태영건설이 작년말 채무재조정 워크아웃을 신청했다”며 “한은은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지난달 총 27조원 규모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실시했고, 정부는 채권시장안정펀드 규모를 현재 20조원에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