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은행권이 예·적금 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있습니다. 이에 시중 자금이 은행으로 몰리면서 ‘머니무브’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 연결해 들어보겠습니다. 이혜라 기자.
<기자>
네. 보도부입니다.
<앵커>
은행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요?
<기자>
네. 최근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월말 기준 KB·신한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52조8750억원으로 전월말대비 20조4580억원 급증했습니다. 이는 최근 3년 내 최대 증가폭입니다. 특히 지난 2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이틀 만에 정기예금 잔액이 1조6500억원 늘면서 26일 기준 잔액은 654조788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제로금리 시대가 1년8개월만에 종료된 가운데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에 몰렸던 돈이 대거 은행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실제 주식시장에서는 자금이 이탈하고 있습니다. 증시 대기 자금인 고객예탁금은 지난달 말 66조7300억원에서 지난 26일 64조9000억원으로 줄었습니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도 이달 11조330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달과 비교해 4000억원 넘게 감소했습니다.
증시 고객예탁금 추이.
전문가들은 앞으로 은행으로의 머니무브 현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내년까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예·적금 금리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여기에 가계 대출 규제 강화,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 국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은행으로의 자금 이동이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란 반론도 있습니다. 자산시장 내 변동성이 커지면서 당분간 투자자들은 공격적인 투자보다 안전을 지향하며 ‘쉬어가는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