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설제 먹이고 1년간 폭행" 제천 학교폭력 중학생 6명 전학 징계

  • 등록 2021-05-26 오후 4:30:30

    수정 2021-05-26 오후 4:35:33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동급생에게 1년간 학교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입건된 충북 제천의 모 중학교 학생들이 전학 징계를 받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26일 교육당국 등에 따르면 제천시교육지원청은 지난 21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 6명에 대해 각각 전학과 5시간의 특별교육 이수를 결정했다.

전학은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상 의무교육 과정의 학생에게 적용할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징계 조처다. 심의위는 경찰 수사 결과, 교육청 자체 조사 자료, 당사자 진술 등을 토대로 마라톤 심의를 거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실은 피해 학생 가족이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이가 자살을 하려고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공분이 일었다. 청원인은 “지난해 2학년 2학기에 폭행과 괴롭힘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올해 4월 23일까지 무려 1년 가까이 지속됐다고 한다”고 적었다.

청원인은 “폭행이 사건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뤄졌음에도 누구 하나 도와주거나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일명 학교 일진이라는 가해 학생들이기에 주변 학생들도 두려워 도움을 줄 수 없었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지난 겨울에는 제설제와 눈을 섞어서 강제로 먹이고 손바닥에 손 소독제를 붓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으며 심지어 학교 담장을 혀로 핥아서 00중학교의 맛을 느껴보라고 했다”며 “얼음 덩어리로 머리를 가격해 아이가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3학년에 올라와서도 각목으로 다리를 가격당해 근육 파열로 전치 5주 진단을 받고 짜장면에 소금과 후추, 조약돌, 나뭇가지 등을 넣고 먹으라고 강요한 뒤 이를 거부하자 머리를 가격해 뇌진탕으로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부모는 가해 학생이 페이스북에 올린 일명 ‘가방 셔틀’ 동영상을 보고 아이의 피해 사실을 알게 됐다. 청원인에 따르면 아이는 ‘가방 셔틀’ 영상에서 동급생들한테 겁에 질린 모습으로 존댓말로 ‘힘들지 않다’고 대답했다고 했다.

청원인은 학교 측도 아이의 괴롭힘 피해를 보고만 있었다고 주장했다. 학교 등교와 동시에 폭행과 괴롭힘이 집에 돌아올 때까지 지속적으로 일어났지만 담임 교사는 ‘괴롭히지 말라’는 말 한 마디가 전부였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학교 폭력에 연루된 학생 중 공부를 잘한다거나 학교 임원진이라는 이유로 심의(학폭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말을 학교 측이 전달하고 있다”면서 “중립을 지켜야 하는 학교와 담임교사 측이 사건을 축소·무마시키려 하는 것 같다. 피해자 측에 제대로 된 증거를 가져오라는 식으로 말한다”며 분노했다.

피해 학생 가족의 고소로 수사를 벌인 제천경찰서는 지난주 가해 학생 6명을 폭행 등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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