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유료 회원 3명 자수…수사 확대에 압박감 느낀 듯

조주빈 운영 '박사방' 유료 회원 3명, 경찰 자수
수사 확대하자 심리적 압박 느낀 것으로 풀이돼
박사방 가담 추정 40대 남성 극단적 선택하기도
  • 등록 2020-03-31 오후 2:43:13

    수정 2020-03-31 오후 2:43:13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물을 찍게 하고 이를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 유포한 이른바 ‘박사방’을 이용한 참여자 중 3명이 경찰에 자수했다.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 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박사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 씨가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현재까지 ‘박사방’ 유료 회원 중 3명이 자수했다고 31일 밝혔다. ‘박사방’은 여러 개의 텔레그램 성 착취 대화방 중 하나로, 조주빈이 직접 운영했던 곳이다. 자수한 이들은 이 방을 운영한 혐의를 받는 ‘박사’ 조주빈(25)이 경찰에 붙잡힌 후 관련 보도가 연이어 나오고 경찰 수사가 유료 회원으로도 번지자 심리적 압박을 이기지 못해 자수한 것으로 보인다.

또 자신의 범행 사실에 대해 먼저 수사 기관에 알리면 앞으로 벌어질 재판에서 감형 등 유리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형법 제52조 1항에 따르면 죄를 범한 후 수사책임이 있는 관서에 자수한 때엔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이들의 범행 경위와 가담 정도를 조사할 예정이다.

현재 경찰은 박사방을 이용한 이들의 닉네임 1만5000개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조주빈의 암호화폐 지갑과 가상화폐 거래소 등을 통해 조주빈에게 돈을 내고 박사방을 이용한 유료 회원을 찾아내는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금까지 닉네임이 확인된 회원 중 범죄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강제수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경찰은 이번 사건의 가장 중요한 증거 중 하나인 조주빈의 휴대전화 분석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주빈의 자택에서 휴대전화 9대 등 디지털 증거 20여점을 압수했고, 휴대전화는 2대를 제외하고 모두 분석을 완료했다”며 “7대에서는 유의미한 자료를 못 찾았고, 2대는 진행 중인데 해당 휴대전화의 잠금이 풀리면 유의미한 자료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주빈은 자신의 범행을 시인하고 있으나 휴대전화 2대의 잠금장치 해제엔 협조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지난 27일엔 박사방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40대 남성이 서울 한강 영동대교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이 남성이 숨진 현장에선 ‘가족에게 미안하다’, ‘죄책감이 든다’,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는 내용의 유서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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