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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서울과 대구 등을 중심으로 컨택센터(콜센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집단감염 위험지역으로 지목받고 있는 가운데 `컨택센터의 메카`로 자리매김한 대전시에도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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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이 건물과 업무 공간에 대한 소독 방역을 강화하고 있지만 좁은 공간에서 수백~수천명이 몰려있는 업무 특성상 코로나19 등 호흡기질환 차단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전은 137개 기업의 컨택센터에서 1만 7000여명의 상담원들이 근무하는 등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컨택 밀집지역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직원이 나올 경우 지역사회로의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12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역에는 KT CS, 국민카드, SK텔레콤, 하나SK카드, KB손해보험 등 137개 기업의 컨택센터가 상주해 있다. 업종별로는 보험회사 43개, 정보통신 24개, 유통 27개, 공공기관 17개 등의 순이다. 대전지역 컨택센터에서 일하는 상담원은 모두 1만 7725명으로 서울과 부산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 규모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와 같이 호흡기질환이 유행할 경우 대규모 집단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전시 등 방역당국은 지역 컨택센터에 대한 긴급 방역에 나서는 한편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업체들도 자체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한편 사무실 분할 사용 및 추가 임대 등과 함께 재택근무 비중을 늘릴 예정이다. 114콜센터와 KT고객센터 등을 운영 중인 KT CS는 상담원들에 대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 희망자 전원에 대해 재택근무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또 상담원 6000여명을 대상으로 하루 4번씩 발열 체크를 하고 있으며 건물 내 층간 이동을 금지했다. KT CS 관계자는 “상담원들에 대해 전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 사무실 공간을 분할 사용하고 있다”면서 “희망자 전원에 대해 재택근무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시스템 전환에 따른 시간과 예산이 필요한 상황이라 조금 늦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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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 관계자는 “콜센터는 업무 특성상 하루 종일 말을 해야 하며, 직원들이 좁은 공간에 다닥다닥 붙어 앉아있어 바이러스 확산에 취약한 구조”라면서 “대전의 국민은행 콜센터도 1m도 안되는 거리에서 칸막이도 없는 책상에 상담원들이 마주 보고 앉아 상담을 진행, 최소 안전거리 2m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동자의 건강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고 여러 가지 최악의 근무조건으로 퇴사자도 속출하고 있다”며 “회사가 코로나19 대책 마련을 위해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