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경희·김영남 대의원 빠졌나…의미와 파장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명단에 '동명이인'이 포함됐을 가능성
내달 초 개최 예상되는 제13기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 주목
  • 등록 2014-03-13 오후 6:01:42

    수정 2014-03-13 오후 6:07:21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제13기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이름을 올린 김경희란 인물이 처형된 장성택의 부인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가 아닌 ‘동명이인’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사실일 경우 의미와 파장에 관심이 모아진다. 북한의 공식 서열 2위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동명이인이 대의원 명단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어, 내달 초 열릴 것으로 보이는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 때 이들의 참석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경희 대의원 제외…‘은퇴’ 수순 가능성

정부는 김경희가 13기 대의원에서 제외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희는 평안북도 지역인 285호 태평선거구에서 당선됐는데, 이름이 같은 다른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앞서 12기 대의원 선거 때 김경희는 평양에 해당하는 3번 선거구에 이름을 올렸고, 또 다른 김경희는 265호 선거구(평북 추정)에서 선출됐다. 이번 대의원 선거에서 김경희 당 비서가 대의원에서 제외되고, 동명이인이 포함됐을 것이란 관측이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13일 “대의원 명단에 김경희가 있는데 285지역 평북에서 선출된 동명이인으로 보인다”며 “김경희가 (조카인)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갈등 또는 자진사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도 “당 간부가 지방에도 간혹 있지만, 주로 평양 지역에서 (대의원이)됐다. 김경희가 평북에 대의원으로 입후보할 연관성이 없는 것 같다”며 “김경희 비서가 아닐 가능성이 있어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희는 지난해 9월 조선인민내무군 협주단 공연 관람을 마지막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김경희가 러시아에서 병을 치료하는 등 건강이 매우 악화된 것으로 파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희가 대의원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을 경우 사실상 은퇴 수순에 들어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김경희가 연말연초 김정일 국방위원장 2주기와 김정은 생일 등 행사에 등장하지 않았다. 건강이상으로 대의원에서 제외된 후 자연스럽게 은퇴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 등장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김경희의 ‘백두혈통’을 대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남 대의원 탈락 가능성도 배제 못해

정부는 김영남의 대의원 탈락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영남 역시 12기 때 2명이었지만 13기에는 1명만 명단에 포함됐고, 이번에 이름을 올린 55은하선거구는 그동안 과학원 관계자가 선출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남은 고령의 나이(86)로 김정일 체제가 본격 출범한 1998년 제10기 최고인민회의 때부터 상임위원장을 맡아와 교체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정보당국자는 “김영남 동명이인이 55은하선거구 과학원으로 나온 인물도 있기 때문에 탈락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조심스레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남이 북한의 공식 서열 2위이지만, 대외적으로 상징적인 역할만 해왔다는 점에서 권부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그동안 김영남이 제3세계 국가들을 상대로 한 외교에 주력한 만큼, 그의 자리를 누가 대신하는지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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