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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미국에서만 올해 6차례 차량 가격을 인하했다. 지난 7일에도 모델Y와 모델3 가격을 각각 2000달러, 1000달러(약 132만원) 내렸다. 연초와 비교하면 모델Y는 20%, 모델3는 11% 저렴해졌다. 테슬라는 미국 외에 중국, 유럽, 이스라엘, 싱가포르 등지에서도 작년 가을 이후 차량 가격을 지속 인하했다.
가격 인하를 통해 판매를 촉진시키겠다는 게 테슬라의 구상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가격 변화가 일반 소비자에겐 큰 차이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올해 1분기 차량 인도량(전기트럭 제외)은 전년 동기대비 약 36% 증가한 42만 2875대를 기록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포드와 리비안, 루시드 등 후발주자의 추격을 비롯해 경쟁이 심화한 것도 가격 인하를 지속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원가 경쟁력이 낮은 경쟁사는 시장에서 밀어내겠다는 테슬라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폭스바겐은 지난달 ID.2올의 가격을 2만 5000유로(약 3495만원) 이하로 책정, 3000만원대 이하 전기차 경쟁에 신호탄을 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7500달러(약 1000만원) 보조금 혜택도 가격 인하에 영향을 끼쳤다. 북미 최종조립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8만달러(약 1억 600만원), 승용차는 5만 5000달러(약 7300만원)까지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은 19일 1분기 실적발표에서 가격인하에 따른 마진 타격에 집중할 것”이라며 “가격인하는 올해 총마진율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제공업체 비저블알파에 따르면 테슬라의 총마진율은 작년 32.9%에서 올해 23.2%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3년래 최저 수준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테슬라가 계속 가격을 내릴 수 있는 건 이탈리아 주조장비업체 이드라의 ‘기가프레스’를 도입한 영향도 있다고 전했다. 알루미늄 합금을 고압으로 주조해 차량 몸체를 한 번에 찍어내는 공정이다. 차량 한 대당 1600회에 달했던 용접이 불필요해져 테슬라가 생산성 향상·원가 절감 등을 통해 가격 인하 여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2021년 기준 테슬라 차량의 원가가 3만 6000달러(약 4782만원)로 기가프레스 도입 전(2017년)의 절반 수준이라고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