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점심에 짬뽕 나와"… 매운급식 논란, 어떻게 생각하나요

  • 등록 2022-10-11 오후 4:49:56

    수정 2022-10-11 오후 4:49:56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제주 지역의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에서 순두부찌개와 짬뽕 같은 매운 음식들이 종종 급식으로 나와 원생들이 점심을 제대로 먹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도의회 현지홍 의원은 11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병설 유치원 ‘매운 급식’ 제공과 관련해 지적하면서 학부모로부터 받은 급식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현지홍 의원 제공, 뉴시스)
11일 현지홍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은 제주도교육청의 2021 회계연도 결산 심사가 열린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초등학교에 속해 있는 병설 유치원의 원생들이 초등학생과 같은 급식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현 의원은 학부모로부터 제보받은 급식 사진 4장을 공개하며 “한 학교가 아니라 서로 다른 학교에서 찍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사진을 보면 각각 순두부찌개와 짬뽕, 김치볶음밥 등 ‘빨간 음식’이 급식으로 나왔다. 얼핏 보기에도 어린아이들이 먹기에는 다소 매워 보이는 음식들이었다.

현 의원은 “학부모에게 이런 급식이 나오는 걸 어떻게 아셨냐고 물어봤더니, 어떤 날은 아이가 집에 와서 허겁지겁 먹는다고 했다”라며 “계속 관찰하다 보니 허겁지겁 먹는 날에 학교 메뉴판에 들어가 보면 꼭 매운 음식이 나오는 날이었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밥을 못 먹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 의원은 올해 학교 급식 기본방향에 담긴 학생 연령별 특징을 고려한 음식 크기 조절 및 조리법 제공 내용을 언급하며 “도내 초등학교에 속해 있는 병설 유치원은 (해당 초등학교와) 급식을 따로 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고경수 도교육청 교육국장은 “대부분 같이하고 있지만 맵거나 짜거나 이런 부분들은 구분할 수 있도록 따로 공간이 마련된 곳도 많다”고 답했다.

그러자 현 의원은 “유아들은 상대적으로 소화 기능도 떨어지고 저장 기능도 떨어진다”며 “그런데 이 친구들과 초등학생들에게 동일한 급식을 제공하는 게 맞는지 걱정이 된다”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예를 들어 초등학생에게는 고춧가루를 뿌린 콩나물무침이 제공되면, 유치원생에게는 고춧가루를 빼서 나가는 방식으로 구분한다”며 “학교 누리집에는 (초등학생 급식) 대표 사진 한 장만 올라가기 때문에 유치원생에게도 동일하게 제공됐는지 확인할 순 없다. 다만 일선 학교에 지속적으로 관련 안내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은 유치원생들에게 매운 급식을 제공하는 것도 아동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며 교육부를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서에는 “(유아가) 매운 음식을 과도하게 먹으면 소화기관에 부담을 주고 장점막을 자극해 복통이나 설사를 일으킬 수 있고, 유아는 성인보다 미뢰가 예민해서 같은 정도의 매운맛이라도 강한 통증으로 느낄 수 있다”라고 했다.

이어 “매움을 느끼고 견디는 정도는 개인의 편차가 크기 때문에 유·아동에게 매움(고통)을 참도록 강요하는 것은 폭력적인 행위”라며 “일부 아동들이 먹지 못하는 음식을 제공하고, 배고픔을 유발하고 방치하는 것도 명백한 차별행위이자 인권침해”라고 적었다.

하지만 인권위는 매운맛은 주관적으로 느끼는 부분이고, 조리과정에서 ‘매움’에 대한 객관적인 수준을 마련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지난 6월 해당 진정을 기각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필드 위 여신
  • GD시선강탈
  • 노병, 돌아오다
  • '완벽 몸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