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등록 5대 중 1대"…질주하는 수입차

올해 8월까지 신규등록 20만7814대…전체 20.4%차지
수입차, 지난해 27만4859대로 역대 최다 판매 기록
금융프로그램 도입 등 가격 경쟁력 제고와 펜트업·신차 효과도
  • 등록 2021-10-06 오후 5:16:36

    수정 2021-10-06 오후 9:20:51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수입차업체가 질주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 부족에도 가격 경쟁력 상승과 펜트업(Pent-up·외부 요인으로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는 현상)·신차 출시 효과가 맞물린 영향이다.
(표=KAIDA)
렉서스·지프·포르쉐, 1만대 클럽 합류 가능성

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등에 따르면 올해 1월~8월 수입차의 신규 등록 대수(승용차 기준)는 20만7814대로 전체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101만8977대)의 20.4%를 차지했다. 신규 등록 차량 5대 중 1대는 수입차인 셈이다.

수입차업계는 지난해 역대 최대 호황을 누렸다. 수입차업계는 지난해 국내에서 27만4859대를 판매해 직전 최고 판매를 기록한 2018년(26만705대) 판매량을 뛰어넘었다.

수입차업체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1만대(신규등록)를 돌파한 브랜드도 많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1만대 클럽에는 △벤츠(7만6879대) △BMW(5만8393대) △아우디(2만5513대) △폭스바겐(1만7615대) △볼보(1만2798대) △미니(1만1245대) △쉐보레(1만2455대) 등 7개 브랜드가 이름을 올렸다. 올해 렉서스(7472대)와 지프(7950대), 포르쉐(7211대) 등이 수입차 1만대 클럽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들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코로나19 이후로 펜트업 소비가 늘어났고 수입차 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적 부담이 전보다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이자 장기 할부가 가능해지면서 당장 수중에 돈이 없어도 수입차를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수입차업체들이 대중화를 목표로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일례로 폭스바겐의 경우 30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구안을 선보였다. 수입차지만 같은 급의 국산차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신차 효과도 한몫했다. 수년간 이어진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기를 펴지 못했던 일본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는 올해 하이브리드차 신차를 출시해 효과를 보고 있다.

반도체 공급 부족, 불안 요소…연말 성수기 수요 증가 기대

이와 함께 레저문화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며 스포츠유틸리티(SUV)와 픽업트럭에 특화된 대형 차량을 찾는 수요도 생겼다. 쉐보레의 픽업트럭 콜로라도는 9월 758대가 판매돼 수입차 베스트셀링카에 등극했다.

다만 반도체 공급 부족은 불안 요소다. 수입차 판매대수는 반도체 공급 부족 영향으로 지난 6월 2만6191대를 기록한 뒤 △7월 2만4389대 △8월 2만2116대 △9월 2만406대로 조금씩 감소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입차 일부 브랜드의 반도체 공급난에 기인한 물량부족 등으로 수입차 판매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통상 연말이 자동차업계의 성수기인 만큼 수요 자체가 줄어들진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독일계 브랜드 경우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전체 자동차 시장 점유율 10%를 돌파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며 “미국계 브랜드의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고 일본계 브랜드의 고급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상반기 역대 최대 판매를 기록한 수입차와 국내업체 간 양극화가 확대돼 우려스러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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