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의 대표적인 역발상 경영 어록인 이 말을 몸소 실천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뚝심이 중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2008년 당시 권영수 LG디스플레이(034220)(LGD) 사장은 현 중국 부총리인 왕양 중국 광둥(廣東)성 서기를 만나 광저우(廣州)시에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장 설립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요 기업들이 모두 투자를 주저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구 회장은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하고 과감하게 40억 달러(약 4조 원)가 투자되는 광저우 생산공장 건설을 결정했다.
이후 6년 만인 2014년 9월 1일(현지시간) LGD는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첨단기술산업 개발구에 8.5세대(2200㎜×2500㎜) LCD 패널 공장 준공식을 갖고 현지 생산을 통해 중국 LCD TV 시장 공략을 가속화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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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D 최초의 해외 LCD 패널 생산 공장인 광저우 공장이 갖는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이번 패널 공장 준공으로 LGD 광저우 공장은 부품과 패널, 모듈에 이르기까지 일괄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이처럼 LGD가 중국 현지에 일괄생산체제를 구축한 데에는 중국이 세계 최대 TV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공세를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중국은 2011년 22.8%의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북미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큰 디스플레이 시장으로 성장했다. 이후에도 25.2%(2012년), 29.4%(2013년) 등으로 비중이 확대되면서 세계 TV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자국 LCD 산업 보호를 위해 2012년 32인치 이상의 LCD 패널 관세율을 3%에서 5%로 인상했다. 또 LCD패널 자급률도 올해 60%에서 내년에는 8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광저우는 중국의 주요 TV 제조업체인 콩카, 스카이워스, 창홍, TCL 등의 생산시설이 인접해 관세·인건비·물류비 등의 절감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이는 그동안 비용 절감을 위한 생산기지로 활용했던 중국이 내수 시장의 급성장으로 간과해서는 안 될 시장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LGD 관계자는 “광저우 LCD 패널 공장 가동을 계기로 세계 최대 LCD TV 시장인 중국에서 점유율을 확실하게 끌어올릴 것”이라며 “현지 생산을 통해 제품의 적기 공급과 신속한 기술 지원 등 차별화 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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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범 LGD 사장은 “LGD가 지속 성장할 수 있었던 원천은 취기 속에서도 미래를 대비한 철저한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고객사와 소비자에게 최상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최고의 기술개발과 제품 생산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준공식 이튿날인 2일 후춘화(胡春華·51) 광둥성 당서기와 별도로 만나 LG그룹과 중국과의 경제협력에 대해 긴밀히 논의할 예정이다. 후 당서기는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 후보군 가운데 한 명으로 쑨정차이(孫政才) 충칭시 당서기와 함께 포스트 시진핑 시대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