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큐텐, 위메프 인수…이커머스 돌풍 불까

'G마켓 신화' 구영배 대표가 이끄는 큐텐
티몬·인터파크쇼핑 이어 세 번째 인수
큐텐,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4위로 올라
글로벌 커머스 역량 인프라 기반 성장 예고
  • 등록 2023-04-06 오후 6:54:20

    수정 2023-04-06 오후 7:38:30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동남아시아 기반 이커머스 업체 ‘큐텐’이 위메프를 인수했다. 지난해 1세대 이커머스 티몬 인수에 이어 지난달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까지 품은 큐텐은 해외시장에서의 강점을 살려 이커머스 업계 지각변동을 일으키겠다는 구상이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큐텐은 원더홀딩스가 보유한 위메프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고 위메프 경영권과 모바일 앱 소유권을 갖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티몬, 인터파크커머스에 이은 세 번째 국내 이커머스 기업 인수다. 새 대표에는 김효종 큐텐 경영지원본부장이 선임됐다.

큐텐은 G마켓 창업자 구영배 대표가 만든 지난 2010년 만든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큐텐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소비자들에게 한국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으로 몸집을 키웠다. 현재는 동남아시아를 기반으로 동북아·유럽·미주 등 11개 언어, 24개국에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위메프는 매해 실적이 악화되면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위메프는 넥슨코리아가 2019년 원더홀딩스에 투자한 3500억원 중 2500억원을 가져다 썼지만 이후 추가 투자유치에 난항을 겪고 있던 것으로 파악된다.

원더홀딩스는 위메프 지분 86.2%를 보유 중으로 큐텐은 여기에 더해 넥슨 지주회사 엔엑스씨 등이 보유한 위메프 나머지 지분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에 따라 위메프 창업자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는 위메프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적자 기업 품어 몸집 키워…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 구축

큐텐의 국내 이커머스 인수는 적자 기업을 품어 규모를 확대해 흑자 전환하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구 대표는 지난 1999년 국내 최초 이커머스 인터파크에 입사해 1년 후 ‘구스닥’이란 사내 벤처를 설립, 이후 이를 G마켓으로 키워 2년 만에 거래액 1조원을 넘기며 옥션을 제치고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며 ‘이커머스 신화’를 썼다. 큐텐 설립 당시 한국 시장에서 이커머스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구상이었지만 10년 경업 금지 기한이 끝난 이후 지난해 티몬을 인수하고 지난달 인터파크커머스를 인수했다. 위메프 인수로 1세대 이커머스가 모두 큐텐의 품에 들어오게 됐다.

큐텐은 티몬 인수로 증명한 성공 방식을 위메프에도 적용하고 그룹사간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위메프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더하고 티몬, 인터파크커머스 등 계열사 간 유기적인 결합을 강화, 큐텐의 글로벌 커머스 역량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실제 큐텐이 경영권을 인수한 뒤인 지난해 4분기 티몬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60%가 늘어났다. 올해 1분기 역시 전년 대비 70% 가까이 성장하며 큐텐과의 시너지를 증명했다. 큐텐은 티몬,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 등을 통해 그룹사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고 성장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큐텐 관계자는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와 글로벌 커머스 큐텐 등 각 계열사들이 가진 장점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극대화해 새로운 성장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큐텐이 보유한 경쟁력 있는 해외 셀러들을 국내 플랫폼에 연결하고 물류 계열사 ‘큐익스프레스’가 보유한 11개국 19개 지역 물류 거점을 활용해 빠르고 안정적인 배송을 지원한다. 국내 셀러들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소비자들에게는 차별화된 소비 경험을 제공하며 모두와 동반성장하는 상생 생태계로 자리잡아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커머스 업계 지각 변동 올까

큐텐은 네이버(035420), 쿠팡, 신세계(004170)에 이어 국내 4위 이커머스 사업자로 올라서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큐텐의 이커머스 점유율은 약 10% 수준으로 향후 상위 업체 간 치열한 점유율 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큐텐의 ‘큐익스프레스’가 가진 물류망을 활용해 해외 직구 시장을 공략하면 시너지가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큐텐은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도 계획 중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유통환경 특성상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오프라인 유통 파워가 견고하다”며 “이마트, 롯데, 쿠팡 등이 대대적으로 자동화 물류, 멤버십 투자에 나서는 만큼 업계 내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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