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핼러윈 축제 기간 대규모 인파 운집으로 안전사고 우려가 있단 내부 정보보고서를 ‘이태원 압사 참사’ 후 삭제토록 회유하고 지시한 의혹을 받아온 서울 용산경찰서 전 정보계장 정모(55)씨가 11일 서울 강북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씨는 상관인 정보과장과 함께 지난 7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증거인멸·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고, 이어 9일 대기발령 조치됐다. 경찰청 특별부사본부 소환조사를 앞둔 상황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걸로 추정되고 있다.
참사 후 사고 관련자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태원 참사 이전 가장 큰 인명사고였던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비극이 이어졌다.
당시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의 A 교감은 사고 이틀 뒤인 2014년 4월 18일 진도 실내체육관 인근 야산에서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유서에는 수학여행을 추진했던 본인을 자책했던 내용이 담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참사 후 자원봉사를 한 B씨는 안산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씨는 세월호 사고 초기부터 진도 팽목항과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봉사활동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심적 고통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50대 남성 C씨는 어른으로서의 미안하다며 지갑에 든 70여만원을 유족들을 위한 성금으로 해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안산 한 주차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세월호 참사 현장을 오가며 지원업무를 해 온 경찰 D씨는 진도대교에서 투신했다. 현장에서 유가족들과도 친밀하게 지냈던 그는 동료들에 격무와 스트레스를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희생자 추모 공간에서 시민들이 추모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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