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상시험 없이 신형ICBM 성공?…러 엔진 통째 이전 가능성

국방정보본부 "러시아 기술 지원 가능성 배제 못해"
신형 ICBM '화성-19형', 기존 18형과는 다른 모델
유용원 의원 "러북군사협력 우리 안보에 직접 영향"
  • 등록 2024-11-11 오후 4:24:02

    수정 2024-11-11 오후 9:35:46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이 지난달 31일 시험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은 기존 18형의 개량형인 아닌 새로운 ICBM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우리 군은 북한이 새로운 ICBM 엔진 시험도 없이 쏘아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기술 지원을 통한 새로운 ICBM 개발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방정보본부는 11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신형 ICBM 화성-19형 개발에 러시아 기술지원을 받았는지에 대한 구체적으로 확인된 첩보는 없다”면서도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우주 기술 분야 협력’이라는 명목 하에 탄도미사일 개발에 전용될 수 있는 기술들을 지원받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올해 1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을 때 ‘우주기술분야 참관 대상 목록’이라는 제목의 서류를 북측 수행원이 들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우주 기술 분야에는 인공위성 등 평화적 이용 명목으로 위장할 수 있는 첨단기술이 포함된다. 특히 위성과 ICBM은 발사 기술을 공유하기 때문에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역시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아래 지난달 31일 아침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9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단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한 사진이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은 이번 화성-19형에 새로운 엔진을 달면서 지상시험도 없이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통상 신형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전 동창리 또는 마군포 엔진 시험장에서 신형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엔진을 시험 후 발사한다. 그러나 군 정보당국은 2024년 3월 20일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용 다단계 고체연료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을 공개한 이후 아직까지 추가로 식별된 고체엔진 시험 정황은 없다고 밝혔다.

게다가 미사일 동체 길이와 직경이 늘어났고 최대고도 역시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화성-19형은 신형 ICBM이라고 판단하고, 세부 내용을 한미가 분석 중이다. 북한은 지난 1일 화성-19형을 ‘최종완결판’이라고 부르며 이 미사일이 최대정점고도 7687.5㎞까지 상승해 5156초(1시간 25분)간 1001.2㎞를 비행했다고 밝혔다.

이 최대정점고도와 비행시간은 지금까지 발사된 북한 ICBM의 종전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정상각도로 발사시 최대 사거리를 1만 6000㎞ 전후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러시아가 엔진을 통째로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화성-18형은 단일 탄두형, 화성-19형은 다탄두 형태로 개발됐다는 게 군 당국 분석이다. 이는 과거 러시아가 단일 탄두 ICBM ‘토폴’을 토대로 다탄두형 ‘야르스’를 만들어 배치한 것을 답습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에 따르면 화성-19형 탄두는 4~5개의 재진입체를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다탄두 재진입체가 실제 작동할 경우 화성-19형 한 발로 미국의 여러 지점을 타격할 수 있다

유용원 의원은 “불법 무기 지원, 전투원 파병 등 북러 간 심화되고 있는 군사협력이 우리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굳건한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 협력 체제 속에서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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