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년 역사 내셔널지오그래픽, 소속 기자 전원 해고

인쇄물 쇠퇴 여파…2015년 이후 네 번째 인력 감축
추후 기사는 프리랜서가 작성
내년 가판매 판매도 중단
“다양한 플랫폼서 독자들 만날 계획”
  • 등록 2023-06-29 오후 9:33:05

    수정 2023-06-29 오후 9:51:38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135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월간 탐사잡지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소속 기자들 전원을 해고한다.

한때 미국 내 구독자 수가 1천 2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상당한 인기를 자랑했음에도 인쇄물 쇠락 여파를 버텨내지 못했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지난 4월 계약 종료를 통보받은 기자 19명 등을 포함해 남아있던 소속 기자 전원에게 해고 통보했다. 추후 기사는 프리랜서 기자와 편집자를 두고 맡기기로 했다.

잡지를 상징하는 사진 부문도 사진작가들이 현장에서 몇 달간 취재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계약으로 줄이며 축소를 결정했다.

(사진=AP연합뉴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인력 감축은 2015년 21세기폭스사에 인수된 이후 이번이 네 번째다. 2019년에는 디즈니가 폭스사를 인수해 지난해 9월 내셔널지오그래픽 편집 부문을 이례적으로 개편하며 편집자 6명을 해고했다.

또 내년부터는 비용 절감을 위해 인쇄된 잡지를 미국 내 가판대에서 더이상 판매하지 않는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소속 기자 크레이그 웰치는 “내 마지막 피쳐 기사, 선임 기자로서의 마지막 기사를 담은 새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방금 도착했다“며 ”믿을 수 없이 멋진 기자들과 일하면서 중요하고 세계적인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나는 정말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1888년 미국 국립 지리학회가 창간했다. 그간 우주, 심해, 지구 미스터리 부분들을 다뤄왔고 1980년대 후반 전성기에는 미국 내 구독자가 1천 200만명, 해외 구독자는 수백만 명에 달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디지털 미디어의 빠른 속도 속에서 수개월간의 조사와 취재를 통한 사진, 그래픽, 기사가 주가 되는 장인의 작품으로 남아있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평가했다.

그러다 2015년 21세기폭스사가 7억2천500만달러를 주고 잡지 지분 73%를 인수했다. 이후 2019년 디즈니가 21세기폭스를 인수하면서 디즈니 산하로 편입됐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크리스 앨버트 대변인은 인력 변경으로 월간 잡지를 발행하는 계획에 변화를 주지는 않을 방침이라 밝혔다.

그는 “오히려 다양한 플랫폼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우리의 독자를 만나는 데 더 많은 유연성을 줄 계획”이라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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