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코로나로 힘든데 마침 재개발…모두투어, 명동 호텔 판다

명동 스타즈호텔 1호점 430억에 처분
을지로 PFV 설립해 매각키로…차익 170억
을지로3가 12지구 재개발…"주민센터 임시청사로"
코로나로 호텔업보다 여행업 타격…"몸집 줄이기"
  • 등록 2021-12-28 오후 5:00:47

    수정 2021-12-28 오후 9:04:12

△스타즈호텔 명동 1호점(사진=모두투어리츠)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모두투어(080160)가 ‘스타즈호텔(STAZ HOTEL)’ 명동 1호점을 처분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호텔 영업이 쉽지 않은 가운데 호텔이 위치해 있는 을지로3가 재개발에 속도가 붙자 매각을 결정한 것이다.

을지로3가 오피스 개발사에 매각…“임시청사로 사용”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모두투어는 지난 27일 계열사인 모두투어리츠(204210)가 서울 중구 을지로3가 95-7외 4필지 스타즈호텔(STAZ HOTEL) 명동 1호점을 43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모두투어의 연결자산총액의 16.75%에 해당하는 규모다.

모두투어리츠는 지난 2016년 9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고 모두투어를 최대주주로 둔 국내 첫 호텔리츠다. 중저가 비즈니스호텔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며 스타즈호텔 4곳(명동1호점, 명동2호점, 동탄점, 독산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스타즈호텔 명동 1호는 지난 2014년 6월 당시 제반 비용을 포함해 약 260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매각차익은 170억원 수준이다.

호텔은 을지로95 PFV(가칭)를 설립해 인수할 예정이다. 투자자는 을지로 오피스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을지로75호 PFV와 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을지로75호 PFV의 프로젝트 매니저(PM)는 이스턴투자개발이며 이지스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 PIA 등이 지분을 투자하고 있다.

서울시는 2016년 10월 을지로3가 일대를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으로 지정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을지로3가 구역 내 1~13지구가 있고 지구별로 재개발 사업을 각각 추진할 수 있다”며 “현재 재개발은 4개 지구(1지구, 6지구, 9지구, 12지구)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을지로75호 PFV는 노후·불량 건축물이 밀집된 제12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시행사다. 올해 초 서울시가 제12지구 정비계획 변경결정안을 조건부 가결했고, 지난 8월 말 사업시행계획이 인가(사업시행 기간 인가일로부터 51개월)됐다.

중구청 관계자는 “12지구 내에는 을지로동주민센터가 있는데 청사 신축을 계획하고 있다”며 “시행사인 을지로75호 PFV가 청사 신축이 완공될 때까지 주민센터 임시청사로 사용하기 위해 PFV를 설립해 스타즈호텔을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스타즈호텔(10지구)이 직접적으로 재개발에 편입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모두투어리츠 측은 스타즈호텔 처분에 대해 배당가능재원 증대와 신규 사업 투자가 목적이라고 밝혔다. 모두투어리츠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공시로 밝힌 내용 외에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스타즈호텔 1호점은 임시주주총회(2022년 2월 4일 예정) 승인과 국토교통부 행정절차(2022년 3월 중 완료예정)에 따라 최종 매각이 확정될 예정이다.

△을지로3가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제12지구 정비계획 예시도(사진=서울시)
“코로나 타격 고려해 결국 매각”

업계에서는 모두투어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여행업 타격을 고려해 스타즈호텔을 매각했을 것이라 해석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 등을 통한 특가 행사를 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장기화가 호텔 모객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다만 할인을 지속해서는 중저가 비즈니스호텔이 연명하기 힘든 상황으로 오히려 문을 닫는 게 적자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나 명동이 외국인을 상대로 한 특수상권이다 보니 명동 소재의 호텔 처분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6월 하나투어(039130)가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명동 티마크호텔을 이지스자산운용에 매각하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호텔업보다는 여행업 자체가 힘들어진 상황”이라며 “모기업 재정이 좋지 않아 몸집을 줄이기 위한 차원으로 호텔을 매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모두투어는 지난해 연결 기준 212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로 돌아섰고, 올해 3분기 누적으로는 20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3분기만 따지면 102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지난 3월에는 모두투어가 자회사인 자유투어를 매각하기도 했다.

모두투어의 3분기 말 순차입금은 13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배 넘게 급증하며 재무구조가 악화된 상황이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스타즈호텔 명동 1호점 인근 재개발이 확정되면서 호텔 처분을 결정했다”며 “매각의 의도를 가졌다기보다 을지로3가 지역 재개발로 청산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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