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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전자계열 3사가 각각 52주년(삼성전자)·9주년(삼성디스플레이)·48주년(삼성전기) 창립기념일을 맞은 1일 임직원들을 향해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백년기업을 위한 선진 경영시스템 전환·사회적 책임·준법 경영을 3대 화두로 꼽고 이를 위한 임직원 간 소통·융합을 주문하고 나섰다. 올해 호실적에도 불구, 사장단 중심의 조촐한 생일을 보내며 전열을 재정비한 것이다. 이날 기념식에 이재용 부회장은 예년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별도의 메시지도 없었다. 이 부회장은 창립 50주년이었던 2019년에 참석한 것을 제외하면 최근 관련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자계열 3사, 일제히 ‘소통·융합’ 강조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난 3분기 삼성전자는 괄목할 실적을 달성했다”면서도 “앞으로 10년간 전개될 초지능화 사회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초일류 100년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을지 자문해 봐야 할 때”라고 했다. 빠른 기술 변화·글로벌 반도체 패권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현재 실적에 만족하지 말고 경쟁사와 초격차를 이어가야 한다는 취지로 읽혔다. 그러면서 “일상의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제품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빅뱅이 도래하게 될 것”이라며 “고객과 인류 사회에 대한 깊은 공감을 바탕으로 마음껏 꿈꾸고 상상하며 미래를 준비해 나가자”고 했다.
또 김 부회장은 “경영환경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크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변화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경영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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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현 삼성전기 대표이사(사장)도 회사 미션인 RiGHT 실전을 강조하며 “삼성전기가 나도 일하고 싶고 누구나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최고의 성장기업, 모두에게 가슴 뛰는 기업이 되자”고 했다. RiGHT 모두 존중(Respect all), 정도 중심(Integrity first), 성장 마인드(Growth mind), 조화(Harmony with)기술중시(Technology for Great)의 영문 머리글자를 단 단어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단계적 일상회복인 ‘위드 코로나’ 첫 날이기도 했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부서별 회식과 대면 회의 재개로 일상으로 회복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며 한껏 기대감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7일부터 선제로 근무형태를 재정비했다. 대면 회의는 최대 10명까지, 교육은 최대 20명까지 가능하도록 했고, 출장은 금지에서 ‘자제’로 바꿨다. 정원을 줄였지만, 사업장 셔틀버스 운행도 확대했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 근무하는 김모(30)씨는 “슬슬 회식을 시작하는 부서가 있다고 들었다”며 “부서 모임 외에도 친한 모임 사람들끼리 오랜만에 완전체로 한번 모여야지 않겠냐는 말이 나온다. 메신저 방이 활발해져 들뜬 분위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30% 순환 재택근무와 오후 6시 이후 법인카드 사용 제한 등의 조치는 유효해 임직원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미미했다. 삼성전자는 위드코로나 단계에 맞춰 내주부터 백신 2차 접종완료 14일 이상을 지난 임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전면 출근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 법인카드 사용 제한 조치도 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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