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우리나라 연구진이 기계학습법으로 4528개 소행성 표면 구성 성분을 파헤쳤다.
한국천문연구원은 문홍규 박사와 손영종 연세대 교수 공동연구팀이 천문연 외계행성탐색시스템 관측자료와 기계학습법으로 소행성 구성 성분을 구분하고, 미국의 ‘행성과학저널(Planetary Science Journal)’에 발표했다고 30일 밝혔다.
| KMTNet 관측자료를 활용해 기계학습법으로 분류한 소행성의 3차원 색 분포.(자료=한국천문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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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은 대부분 크기가 작아 대형 천체망원경으로 봐도 점으로 밖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소행성 표면에 빛이 반사돼 드러나는 반사 스펙트럼을 통해 그 성분을 추정한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방법을 이용해 임의로 2차원 변수평면에서 구획을 나눠 왔다. 성분이 다른 소행성들이 이 위에 겹쳐 나타나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연구팀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계학습법을 활용한 분석 방법을 도입했다. 과거에 사용해오던 변수인 가시광 스펙트럼 기울기와 흡수 스펙트럼 깊이 이외에 스펙트럼 넓이를 추가해 3차원 색 공간에 나타냈다. 이러한 세 가지 변수(색)를 기계학습법으로 훈련시켜 소행성들의 표면 성분을 새로 분류했다.
연구팀은 명확하게 경계를 구분할 수 있는 기존 9개의 분류형(A, B, C, K, L&D, O, S, V, X)을 확인했다. 또 2차원 색 평면에서 구별하기 어려운 K형과 X형을 3차원 공간에서 뚜렷하게 구분했다.
가령 C형 소행성은 탄소질로 이뤄져 물 같은 휘발성 물질이 있고, D형은 유기물이 풍부한 규소질과 탄소질 성분, K형 소행성은 탄소질 운석과 비슷하다고 추정된다.
문홍규 천문연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기계학습법은 100만 개 넘는 소행성과 32,000개에 달하는 근지구소행성의 색 정보를 빠르게 수집, 한눈에 파악하는 강력한 도구”라며, “해외 연구자들이 제시한 기준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분류 시스템을 완성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손영종 연세대 교수는 “천체 스펙트럼을 찍는 분광 관측은 상대적으로 정밀한 연구성과를 보장하지만, 대형 망원경과 긴 관측 시간, 많은 비용이 든다”며 “측광 관측은 상대적으로 정밀도는 떨어지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망원경, 짧은 관측 시간에 가성비가 탁월해 소행성 연구 분야에서 앞으로 대형 성과가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