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여전·빅테크 공정 경쟁해야...제도 개선 필요"(종합)

금감원장, 여전사 CEO 간담회
비공개 간담회서 빅테크 보안 문제 지적
모든 PF 사업성평가...기업대출 실태점검
"전 은행권 대상 외환 이상거래 점검 중"
  • 등록 2022-07-05 오후 4:53:12

    수정 2022-07-05 오후 9:32:45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신용카드사,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와 빅테크간 공정한 경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김주현 금융위원장 내정자에게도 이에 대한 의견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여신전문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금융감독원)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여전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빅테크의 (금융 시장) 진출로 시장 여건이 변하고 있는데 대해 여전업계 요구가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저 개인적으로도 공정한 경쟁, (빅테크 영업 행태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김주현 내정자께 건의드릴 예정”이라고 했다. 또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금융위와 여전법 개정 TF(태스크포스)를 추진 중”이라고 했다.

공정한 경쟁을 위한 방향은 여전업 규제 완화와 빅테크에 대한 감독 강화 등 투트랙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여전사의 겸영 및 부수업무 범위, 취급가능 업무 확대를 금융위에 건의하겠다”고 했다.

또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빅테크의 보안 문제와 관련한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인사는 “이 원장이 빅테크 영업 행태와 관련해 불공정성을 지적했다”며 “이러한 시장 질서를 바로잡는 것에 대해 김주현 내정자와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 내정자는 여신금융협회장 시절부터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여전사 CEO들은 비공개 간담회에서 마이데이터 사업에 공공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건의했다. 한 참석자는 “최근 카드사는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리스크 관리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며 “추가적으로 공공데이터 활용 기회가 확장되면 리스크 관리도 고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원장은 여전사의 모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한 사업성 평가를 하는 등 기업대출 실태를 점검하겠다고도 밝혔다. 여전사들이 부동산 중심의 기업대출을 확대하며 리스크가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이 원장은 “여전사는 과거 10년간 저금리 기조 및 경쟁심화로 PF 등 부동산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을 확대해 최근에는 고유업무 자산을 초과했다”며 “그러나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높은 점을 고려해 기업대출이 특정 업종에 편중되지 않도록 여신심사 및 사후관리를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모든 PF대출에 대한 사업성평가를 하는 등 기업대출 실태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업계와 ‘기업여신 심사 및 사후관리 모범규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여전사의 부동산 및 건설업 대출잔액은 2018년 말 14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35조원으로 3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전체 대출에서 이들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34.4%에서 48.3%로 뛰었다.

한편 이 원장은 최근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서 거액의 외환 이상거래 정황이 발견된 것과 관련해 모든 은행을 대상으로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특이한 외환거래와 수반된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해 우려가 크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사고 발생 직후 외환검사팀을 별도로 꾸려서 보내고 이후에도 추가 증원해 집중적으로, 단기간에 검사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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