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정의(오른쪽) 소프트뱅크 회장이 6월 28일 미국 위스콘신 주 폭스콘 테크놀로지 그룹 캠퍼스 착공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사진=AFP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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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이제 소프트뱅크를 통신회사가 아닌 투자회사라고 불러도 될 듯하다. 소프트뱅크가 지난해 만들어진 ‘비전펀드’의 투자 실적에 힘입어 역대 최대의 분기별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손정의(孫正義·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은 “인공지능(AI)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며 AI 분야의 투자를 더욱 확대할 방침을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일본 내 통신사업 분야를 올해 안에 상장할 예정으로 앞으로 투자회사로서의 소프트뱅크와 통신회사로서의 소프트뱅크의 역할 분담은 더욱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의 올해 1분기(4~6월)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9% 증가한 7149억엔. 지난해 만든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의 사업이익이 2.3배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통신사업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 증가에 그쳤다. 총액 측면에서도 펀드의 사업이익이 2399억원으로 통신부문 이익(2217억원)을 웃돌았다. 전체 영업이익의 약 30%에 달하는 비중이다.
펀드 투자처는 6월 말 기준 약 30사에 달한다. 지금까지는 미국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이 사업이익 상승을 견인했으나 올해 1분기는 주역이 바꼈다. 인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플립카트’ 지분 20% 매각대금(40억달러)이 계상되고 공유오피스 위워크 등 투자처의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했다.
소프트뱅크 그룹은 10조엔 펀드 외에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분기에는 미국의 우버와 싱가포르 그램이 수익에 크게 기여했다. 이 두 기업의 가치 상승분이 영업외이익을 945억엔 끌어올렸다. 2000년 약 20억엔을 투자한 중국 알리바바의 보유가치는 현재 시가로 15조엔이 됐다.
닛케이신문은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기업의 실적이 곧 소프트뱅크의 실적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유의하며 알리바바에 이은 유망기업을 발굴해야 하는 과제에 놓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