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면에는 급변하는 국내 미디어 시장 환경이 있다. 월드컵에 대한 흥행 우려가 깊은 가운데 지상파 방송 광고 시장은 침체됐고 시청자들의 시청 습관은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상파방송사, 온라인 플랫폼 외면 힘들듯
월드컵 개막 전까지 열흘밖에 남지 않았지만 월드컵 중계권 재판매를 맡은 MBC와 포털 업계 협상은 난항이다.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실시간 중계는 어렵지 않겠느냐”라며 “지나치게 (포털 측이) 벼랑끝 전술로 가격을 깎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포털이 라이브를 굳이 원하지 않는데 우리도 애써 팔 생각 없다”고 단언했다.
이처럼 양쪽이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결국 타결에 이를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사들 입장에서 포털과의 중계권 재판매 계약이 실패하면 입게 되는 손실 금액이 클 수 밖에 없다”며 “포털도 사용자들의 항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월드컵 열기가 아직은 저조한 데 있다. 더욱이 월드컵 대표팀의 전력 약화로16강 진출에 부정적인 의견 또한 많다.
때문에 중계권 재판매가 좀처럼 활발하지 못한 상황이다. U-20 월드컵, 월드컵 아시아 예선 등 국제 축구 대회를 중계했던 JTBC는 일찌감치 월드컵 중계를 포기했다. 월드컵 개막까지는 열흘 정도 시간이 있지만 JTBC의 중계권 구매 가능성은 낮다.
현재까지 월드컵 중계권 재판매가 확정된 온라인 플랫폼은 아프리카TV가 유일하다.
대세는 온라인
미디어 환경은 변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스포츠 중계에서 독점 채널 지위를 잃고 있는 것이다. 덩달아 월드컵·올림픽 광고 특수도 퇴색돼 가는 추세다.
반면 포털과 OTT 등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스포츠 시청자 수가 늘고 있다. 지난 28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대 온두라스 전은 네이버TV를 통해서만 120만명이 시청했다. 전국 가구 수가 2000만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수라는 게 방송업계 전언이다.
종합 디지털 미디어렙 및 광고플랫폼 전문기업 DMC미디어에 따르면 월드컵 경기 시청 및 경기 확인을 위해 모바일을 이용하겠다고 밝힌 비율은 64%였다. 이중 네이버TV 이용 의향을 밝힌 응답자가 78.2%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