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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류 주임은 27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워싱턴을 방문한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류 주임이 미국을 방문한다”며 “양국관계와 경제, 무역 협력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올 들어 미국은 중국을 겨냥한 무역 제재 조치를 내놓고 있다. 지난달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했다. 당시 중국은 태양광 패널에 대한 제재는 실질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이달엔 미국이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고율의 관세나 수입제한 조치를 할 것을 예고하며 양국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이에 중국은 경제통인 류 주임을 보내 미국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양국 대화의 물꼬를 모색할 전망이다. 또 류 주임은 중국이 미국과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길 바란다는 입장도 미국 행정부에 전할 계획이다.
FT는 이어 류 주임이 지난달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처럼 금융 시장 개방 및 외국인 지분보유 제한 완화 등의 개혁적인 경제 개방 카드를 제시하며 미국을 달래려 하겠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무역적자를 더 이상 두고보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시 주석을 좋아하고 존경하지만, 무역 불균형은 풀어야만 하는 문제”라고 일관된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시 주석과 왕치산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는 최근 전 테리 브랜스테드 주중 미국대사와 만나 미중 대립구도를 바꾸고 긴장을 낮추기 위한 대화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시 주석의 책사라 할 수 있는 류 주임이 워싱턴에 방문하는 것은 중국이 미중 무역갈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양중메이 미중일 비교정책연구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잦은 접촉은 중국이 미국과 무역전쟁의 수렁에 빠지기를 원치 않고 설득으로 무역갈등을 피하려는 걸 보여준다”며 “중국은 양측 모두에게 피해가 불가피한 무역전쟁을 극력 회피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