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AIG손해보험이 내달 1일부터 새 실손의료보험 상품을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 높은 손해율과 사업비 부담 등으로 풀이된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IG손해보험은 내달 1일부터 새로운 실손보험 상품의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AIG손보의 판매 중단으로 실손보험 판매사는 기존 손해보험사 11개, 생명보험사 14개 등 총 25개사에서 24개사로 줄어든다.
AIG손보 관계자는 “상해나 실손보험 가입자가 8만명에 불과해 규모가 작고 타 보험사보다 판매와 시장 경쟁력도 약해 시장확대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법인영업을 중심으로 해왔던 AIG손보는 최근 판매채널 다각화와 시스템 정비로 개인 보험 신상품을 내놓으며 영업전략의 변화를 꾀했지만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실손보험 손해율이 최근 130%까지 치솟으면서 팔면 팔수록 손해를 봐왔다. 손해율은 가입자가 낸 보험료 대비 보험사가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다.
이에 따라 전사적인 차원에서의 상품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또 새 실손보험은 신상품이어서 앞으로 보험료 갱신 시기인 5년간 보험료 인상이 어려운 점도 판매중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새 실손보험은 사업비가 많이 들어가고 자체적으로 손해율이 더 악화할 가능성 커 판매 중단을 검토하는 곳도 여럿 있다”며 “하지만 실손보험을 팔지 않으면 실손 담보가 포함된 장기보험을 팔기 어려워져 장기보험영업에 타격이 클 뿐만 아니라 보험대리점이나 설계사 등 판매채널의 반발도 커 사실상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내달부터 판매되는 새 실손보험은 기본형과 3개 특약 형태로 분리돼 있어 기본형만 가입하면 최대 35%나 저렴하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기본형과 특약 3개에 모두 가입하면 종전 표준화한 실손보험과 큰 차이 없이 보장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