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최근 은행채와 예금 금리는 다시 하향세에 접어든 만큼 향후 대출금리는 현상 유지 혹은 하향세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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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56%로 전달(3.53%) 대비 0.03%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연속 하락 후 4개월만의 상승 전환이다. 같은 기간 잔액기준 코픽스는 3.71%로 0.04%포인트 상승했다. 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2월보다 0.01%포인트 오른 3.08%로 집계됐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코픽스가 내리면 그만큼 은행이 적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해당월 중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됨에 따라 시장금리 변동이 신속히 반영된다.
실제 만기 1년 정기예금 준거금리로 많이 사용되는 은행채(무보증·AAA) 1년물 금리는 2월 평균치가 3.708%에서 3월 3.724%로 소폭 상승했다.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금리를 살펴봐도 지난 2월 1일 기준 최고 우대금리는 3.51~3.73%였으나 3월 10일 기준으로는 3.70~3.85%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주요 시중은행의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도 상승세로 돌아서게 됐다. KB국민·우리은행 등 신규 코픽스 변동치를 직접 대출금리에 반영하는 은행들은 18일부터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를 최대 0.03%포인트 올린다.
KB국민은행은 주담대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가 이날 기준 4.18∼5.58%에서 18일 4.21∼5.61%로 높아진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의 주담대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 역시 4.45∼5.65%에서 4.48∼5.68%로 0.03%포인트 인상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은행채와 예금 금리가 다시 하향세에 접어들고 있는 만큼 시장금리는 현상 유지 혹은 하향세를 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채 1년물 금리의 4월 평균치(1~14일 기준)는 3.55%로, 3% 중반까지 떨어진 상태고 5대 은행의 예금금리도 이날 기준 3.37~3.7%까지 내려왔다.
신규 코픽스 변동치를 대출금리에 즉시 반영하는 농협은행의 경우 오히려 주담대 금리를 내리기로 했다. 농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이날 기준 4.22~5.53%에서 18일 4.21~5.52%로 조정된다. 코픽스 상승분을 반영했음에도 금리 상·하단이 오히려 0.01%포인트 내려간 셈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대출차주의 고금리 부담을 조금이라도 경감시키기 위해 내부 가산금리를 조정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픽스가 오름폭이 작은 이유는 최근 주택 거래 수요에 따른 자금 조달 수요가 있었던 영향으로 보인다”며 “기준금리가 동결되고 당국의 금리 인상 압박까지 있는 상황에서 은행권이 시장금리를 마냥 올라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어 현 수준이 유지되거나 소폭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