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화장품협회에 따르면 세계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3년 이후 연 2%대 성장세를 기록해 2022년 4487억달러(49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제약사들의 화장품인 더마 코스메틱(Dermocosmetic·약국 화장품) 시장은 아직 비중이 5%에 못미쳐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동국제약, 연평균 45% 성장
다만 아직은 국내 제약사들 중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놓은 곳이 많지 않다. 브랜드 ‘센텔리안24’를 보유한 동국제약(086450)만 화장품에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상황이다.
일동제약(249420)은 지난해 화장품 사업에서 약 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브랜드 ‘고유에’로 시장을 공략하던 2015년 화장품 매출이 약 6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가파른 편이다. 일동제약은 2016년 ‘고유에’를 매각한 후 2017년 프로바이오틱스를 내세운 브랜드 ‘퍼스트랩’을 새로 론칭해 화장품 시장에 재도전했다. 일동제약은 국내 최초의 유산균제인 ‘비오비타’를 개발하는 등 프로바이오틱스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진 곳이다.
파마리서치(214450)도 지난해 화장품 사업 매출이 168억원이었다. 화장품 매출을 공시한 2018년부터 연평균 68.7% 성장세를 기록했다. 파마리서치는 자가재생 촉진제인 PDRN/PN 제조기술을 가진 회사로 필러 ‘리쥬란’을 보유했다. 화장품 제품명에도 이 ‘리쥬란’을 활용해 기능성을 부각했다.
대부분 실적 공개 안해
실적을 공개하는 경우도 아직 성과가 뛰어나다고 볼 수는 없다. 동성제약(002210)은 지난해 화장품 매출이 83억원으로 전년보다 18.6% 늘었다. 2016년 화장품 매출이 90억원, 2018년 138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진한 성적이다. 셀트리온(068270)의 화장품 사업을 이끄는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작년 매출이 586억원으로 전년보다 46.5%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2019년 12월 론칭한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이너랩’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이너랩 매출이 론칭 4개월 만에 1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유한양행(000100)의 화장품 사업을 주도하는 유한건강생활도 지난해 매출이 320억원으로 611%나 늘었으나 이는 유한양행의 푸드앤헬스 사업부문(브랜드 뉴오리진)이 더해진 결과다. 또 대웅제약(069620)의 화장품 관계사 디엔컴퍼니는 지난해 매출이 251억원으로 전년보다 매출이 되레 35% 줄었다. 디엔컴퍼니는 화장품(이지듀) 외에도 보톡스(나보타), 필러(퍼펙타) 등을 판매한다.
화장품 사업을 영위하는 제약사 한 관계자는 “제약사는 색조보다 스킨케어와 같은 기초화장품을 타깃하는데 기초화장품은 고객이 기존 쓰던 제품에서 잘 바꾸지 않는 특징이 있다”며 “화장품 시장도 진입장벽이 낮아 중소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차별화 된 포인트가 없으면 소비자 주목을 받기가 어려워 고충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