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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되돌려지고 있는 데다 중국 금융불안, 각종 지정학적 위험 등 알고 있는 모든 악재가 겹치면서 ‘셀코리아’가 거세지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에서 금리 인하 신호가 다시 나오기 전까지는 증시나 원화가 반등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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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에만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1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특히 코스피200선물 시장에선 연초 이후 매 거래일마다 수 조원씩 순매도세가 나오며 현·선물에서 매도 흐름이다.
외국인들이 증시 등을 패대기치자 원·달러 환율도 급등했다. 이날 환율은 12.4원 오른 1344.2원에 마감했다. 작년 11월 1일(1357.3원) 이후 두 달 만에 최고 수준이다. 올 들어 무려 56.2원 급등했고, 단 이틀 동안 24원 올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 중앙은행 인사들이 금리 인하 기대를 축소하면서 연말 급등했던 주식, 채권, 원화 가격이 다시 되돌리지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측면도 있다. 달러인덱스는 103선 중반까지 올라 연초 이후 2% 가량 올랐는데 원화는 달러화 대비 연초 이후 4% 넘게 급락했다.
시장에선 중국 리스크를 꼽는다. 중국 4분기 경제성장률이 5.2%로 예상치(5.3%)를 소폭 하회한 데다 외국인들은 작년부터 ‘피크 차이나(Peak china)’ 논란에 중국 주식·채권 등을 내다팔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경제 연관성이 높은 데다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쇼크로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낮아지자 프록시 통화로서 원화 자산을 내다팔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위안화 약세에다 일본은행(BOJ)의 통화 긴축 기대 약화로 엔화마저 약세폭이 커지자 원화도 약세로 동조화되는 분위기다.
시장 전문가들은 증시, 환율 등이 반등을 하려면 연준의 금리 인하가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거래소에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 대상과 비과세 한도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나 국내 증시는 이러한 호재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당분간 변동성 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측됐다.
박소연 신영증권 이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1~2월까지는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계 딜러는 환율에 대해선 “작년 외환당국이 신경써서 막은 레벨인 1360~1365원까지 오를 수 있다”며 “시장 전문가 대부분은 올해 6월 정도에 연준이 금리 인하를 할 것이라고 보고 있어 적어도 2분기는 돼야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