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최측근 정운현은 왜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나

정운현, "예측 불가능 '괴물' 대통령보단 '식물' 대통령"
민주당 "실망스러워"…국민의힘 "진영 아닌 후보 자질"
  • 등록 2022-02-21 오후 4:54:05

    수정 2022-02-21 오후 10:08:00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측근인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돕겠다고 나섰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당내 경선 당시 이낙연 캠프 공보단장을 맡았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실망감을, 국민의힘은 환영의 뜻을 표했다.

윤석열(오른쪽)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사진=정운현 페이스북)
정 전 실장은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선 후보의 삶과 행태에 동의하기 어렵거니와 민주당도 이제 더 이상 우리가 알던 그 민주당이 아니다”라며 윤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지난해 경선 결과는 참담했다. 민주당은 ‘사사오입’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후보를 당 대선후보로 확정했다”며 “제가 도우려고 했던 사람은 이낙연 후보였고, 거기까지가 저의 소임이었다”고 말했다.

정 전 실장은 이재명 후보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혹자가 말했듯이 저는 예측 불가능한 ‘괴물 대통령’보다는 차라리 ‘식물 대통령’을 선택하기로 했다”며 “도덕성과 개혁성을 겸비한 진보 진영의 명망가들이 ‘전과 4범-패륜-대장동-거짓말’로 상징되는, 치명적인 결함을 가진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행태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한 말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후보, 보통사람의 도덕성만도 못한 후보, 부끄러움을 모르는 후보가 아무리 좋은 공약을 쏟아낸들 그 약속은 믿을 수 없다”며 “덜 익은 사과는 익혀서 먹을 수 있지만 썩은 사과는 먹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정 전 실장의 윤 후보 지지선언으로 술렁이고 있다.

경선 캠프에서 함께 일했던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안타깝고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낙연 경선 캠프는 경선이 끝난 후 해단식을 끝으로 공식 해체했다. 정 전 실장은 그 이후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을 대변하거나 활동한 바 없다. 사전에 (이 위원장과) 상의한 바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위원장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이었던 양재원 보좌관도 비판 입장을 냈다. 양 보좌관은 “‘조건 없이’ 경선을 했다는 둥, 순수하고 선량한 척하는 꼴은 인내가 어렵다”면서 “후배들에게 부끄러운 줄 아시라”라고 직격했다. 남평오 전 총리실 민정실장도 “태풍을 돌파하든 혹은 태풍에 침몰하든 함께 하는 것이 동지이고 역사적 의리”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일제히 환영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선생님께 언젠가 보수정당도 전라도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얻고 싶다고 이야기했었는데 이제 그 틀이 마련되는 것 같다”고 기쁨을 표했다.

윤기찬 선대위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진영이 아닌 후보의 자질과 국민을 선택한 정 전 실장의 선구적 선택을 환영한다”며 “진영을 선과 악으로 나눠 무조건적으로 비난하고 옹호하는 진영논리를 비판하며, 진보진영이 ‘전과4범, 패륜, 대장동, 거짓말’로 상징되는 지도자로서 치명적인 결함을 가진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행태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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