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지시' 따라 이라크 국경 친이란 민병대 공습

이란 지원 받는 시리아·이라크 민병대 시설 정밀타격
對美 강경파 새 이란 대통령 당선인에 경고 메세지
이란 IAEA 핵사찰 만료일에 공습…'핵합의 재개' 압박
  • 등록 2021-06-28 오후 4:42:41

    수정 2021-06-28 오후 4:42:41

오는 8월 취임을 앞둔 대미(對美) 강경파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당선인.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친(親)이란 성향의 이라크 및 시리아 민병대를 공습했다. 지난 2월 이라크 주재 미군기지 등에 드론 공격을 가한데 따른 보복 차원이다. 아울러 오는 8월 취임을 앞둔 대미(對美) 강경파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당선인에게 보낸 경고 메세지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미 국방부는 2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군은 오늘 초저녁에 이라크와 시리아 국경지대에서 이란 지원을 받는 민병대 시설을 정밀타격하는 공습을 단행했다. 민병대 운영 및 무기저장 시설로 활용 중인 시리아 내 2곳과 이라크 내 1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시설들은 (지난 2월) 미군 기지와 인력에 대한 무인기 공격을 하는 데 활용됐다”며 방어 차원의 공습이었음을 강조했다.

미 국방부는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공격”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국방부는 “오늘 저녁 공습에서 보여줬듯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미국은 상황 악화 위험을 제한하면서도 명확한 제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필요하고 적절하며 신중한 조치를 취했다”고 부연했다.

외신들은 공습이 이뤄진 이날이 이란이 앞서 밝힌 국제원자력기구(IAEA) 임시 핵사찰 만료 선언일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이번 공습이 오는 8월 취임을 앞둔 이란의 라이시 대통령 당선인을 향한 일종의 경고성 메세지도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군이 지난 2월 드론 공격을 받았을 당시 같튼 지역의 친이란 민병대 시설을 이미 한 차례 공습했던데다, 라이시 당선인이 최근 미국을 공개적으로 비난했기 때문이다.

앞서 라이시 당선인은 지난 21일 당선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대화할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미국(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이 먼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깼기 때문에 이란은 미국을 믿지 않는다. 바이든 행정부도 핵합의 의무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먼저 제재를 해제해 정직함과 선의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일 중단된 핵합의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미국의 압박성 공습이라고 주요 외신들은 진단했다. 이와 관련,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지난 25일 “이란이 임시 핵사찰 허용을 연장하지 않으면 폭넓은 협상에서 ‘심각한 우려’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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