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내수부양·올림픽…내수소비株에 온기 돈다

원화 강세로 구매력 향상…내수 부양 도움
사드 보복 완화에 올림픽 특수까지…관광객 증가 기대
  • 등록 2017-11-20 오후 4:19:16

    수정 2017-11-20 오후 4:19:16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달러대비 원화값이 강세를 지속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내수·소비재업종이 또 하나의 주도주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에 힘이 실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내수 부양을 위해 애쓰고 있는데다 원화 강세로 가계 구매력이 향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내년 평창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외국인 입국이 늘면서 내수 소비시장도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사드 보복 완화에 올림픽 특수까지…면세점株 ‘활짝’

2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신세계는 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달 10일부터 무려 41% 가량 주가가 올랐다. 이 기간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33만주 이상 누적 순매수를 기록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호텔신라 주가도 같은 기간 48% 급등했다. 외국인 보유 지분율은 17.15%에서 20.98%로 뛰어올랐고 기관은 104만주 누적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333억원, 770억원 어치 호텔신라 주식을 사들였다.

이처럼 면세점사업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올림픽 특수를 앞둔 데다 중국 관광객이 몰려오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강재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 완화 조짐 등이 내수시장은 회복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면세점 실적 개선 기대감이 가장 먼저 국내 증시에서 주가에 반영되고 있으나 내수·소비재업종 전반으로 온기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IT와 제약·바이오업종으로 쏠린 시장이 내수업종으로 순환매 하는 트리거(방아쇠) 역할은 환율이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기 부양에 우호적인 환율…정부 정책 효과도 기대

최근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지지선으로 작용했던 1110원선을 하향 돌파했다. 수출업체는 원화 강세가 달갑지 않지만 수입과 유통업계는 원재료값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과 소비자들의 구매력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호재 가운데 하나다. 정부가 내수 부양을 위해 최저임금 인상과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로 나타날 구매력 제고 효과에 주목할 때”라며 “원화 강세는 소매판매액 지수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변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는 내수를 기반으로 한 소득주도 성장”이라며 “내수를 회복시키겠다는 정부의 정책 기조에 더해 환율 여건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형성된다면 국내 내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지난 2010년 이후로 환율이 업종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았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2010년대 이후로 환율에 대한 업종별 추정실적 상관계수를 보면 금융과 통신, 필수소비재 등 주로 내수주 이익모멘텀이 환율과 정(正)의 상관관계를 보였다”며 “IT나 자동차 등 수출주는 역(逆)의 관계를 맺은 것으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미국을 비롯해 선진국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수업종에는 긍정적인 투자 환경을 제공한다. 전 세계 경기 회복 속도가 느려지면 수출 증가율도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반대로 환율과 정부 정책에 힘입어 소비 심리지수가 회복하면 투자자 사이에서 내수 소비재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할 여지가 생겨난다. 강재현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 세계 경기가 본격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전까진 자본재와 내수소비재 주가가 균형을 맞춰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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