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낸드플래시를 기반으로 한 일반 소비자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개인 소비자 시장의 크기는 B2B(기업간거래)보다 작지만 낸드 불황 속에 수익 하락을 방어하고 시장 장악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포터블(외장형) SSD 신제품 ‘T9’을 국내 출시했다.
| 삼성전자의 일반 소비자용 포터블 SSD 신제품 ‘T9’(왼쪽)과 소비자용 SSD ‘990 PRO 4TB’.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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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은 업계 최고 수준인 최대 초당 2000MB(메가바이트)의 연속 읽기·쓰기 속도를 지원한다. 이전 세대 제품인 ‘T7’보다 약 2배 빨라졌다. 풀HD급 4GB(기가바이트) 영화 1편을 2초 만에 저장하는 속도다. 용량은 1TB(테라바이트)·2TB·4TB 등 3가지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지난달에도 소비자용 SSD ‘990 PRO 4TB’ 및 ‘990 PRO with Heatsink 4TB’ 등 2종의 신제품을 내놨다. 지난해 10월 990 PRO 1TB와 2TB 제품을 선보인 지 약 1년 만에 용량을 늘렸다.
지난 5월에는 SK하이닉스가 일반 소비자용 포터블 SSD ‘비틀 X31’을 공개했다. SK하이닉스가 개인 소비자용 포터블 SSD를 출시한 건 이 제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HYNIX Beetle’(하이닉스 비틀)이라는 상표권도 출원했는데 향후 B2C 포터블 SSD 라인업을 꾸준히 늘리기 위한 선제작업으로 풀이된다.
| SK하이닉스가 출시한 첫 소비자용 포터블 SSD ‘비틀 X31’. (사진=SK하이닉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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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D는 낸드 기반의 정보 저장장치다. 업계에선 전문 크리에이터의 등장 등 고용량의 사진·영상 파일을 보관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일반 소비자용 SSD 시장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소비자용 SSD 시장이 2027년까지 연평균 36.1% 성장한다고 전망했다.
다만 전체 낸드 시장에서 소비자용 시장의 비중은 약 15%로 크지 않다. 이에 업계와 전문가들은 소비자용 낸드 공략 강화가 대규모 수익 창출 등 당장의 실리적인 목적보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고용량 첨단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 수요를 충족하는 동시에 경쟁업체와의 점유율 차이를 벌리고 B2B·B2C 등 시장 전체의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B2B외에 소비자용 제품을 포함한 클라이언트 SSD 시장의 업체별 점유율은 올해 1분기 기준 삼성전자가 39.1%로 1위에 올랐고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은 각각 18.5%, 10.5%로 2·3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점유율 11%를 넘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9%로 내려간 만큼 새로운 제품을 통해 영향력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B2C 시장은 크기가 작아서 낸드 전체의 반등을 이끌어내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면서도 “B2B 외에 소비자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공고화하고 메모리 선도기업으로서 지위를 굳힌다는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 클라이언트 SSD 시장 업체별 점유율. (사진=옴디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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