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금리인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연내 주택담보대출(혼합형) 금리가 8%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주담대 금리가 8%에 이르면 올해 대출자는 작년에 대출받은 사람보다 월 원리금을 100만원 이상 더 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KB국민은행을 통해 금리 변화에 따른 금융비용 추이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지난해 서울 마포구에 있는 래미안공덕4차 아파트(83.4㎡, 14억7500만원) 구입을 위해 4억1000만원을 빌린 대출자(주담대 혼합형, 4.36%)의 경우 원리금(원금+이자) 합계 월 236만7404원을 내고 있다.
연내 주담대(혼합형) 금리가 7%에 이르면 월 납입 원리금이 316만186원으로 79만2782원(33.5%) 늘어난다. 특히 8%까지 높아질 경우 월 111만7977원(47.2%)을 더 부담해 348만5381원씩 매월 납입해야 한다. 연간으로 따지면 1341만5724원의 금융비용을 추가로 부담하게 된다. 주담대 금리가 연말께 8%에 이른다고 가정하더라도 1년 6개월새 부담하는 금융비용이 연 1000만원을 훌쩍 넘어서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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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의 경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건으로 경기도 김포시에 있는 한강신도시 롯데캐슬(84.8㎡, 6억3000만원) 구입을 위해 지난해 대출을 받은 대출자는 월 182만4147원의 원리금을 납입하고 있다. 주담대 금리가 8%까지 오른 뒤 해당 아파트 구입을 위해 신규대출을 받는 대출자의 월 금융비용은 268만5578원으로 월 86만1431원이나 더 부담해야 한다.
국민은행의 경우 주담대(혼합형) 금리가 아직 5%대이지만 6%대를 넘은 하나은행, 우리은행의 대출자 부담은 더 큰 상황이다.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별 주담대(혼합형) 금리는 △우리은행 5.20~6.88% △하나은행 5.109~6.409% △국민은행 4.33~5.83% △농협은행 4.39~5.79% △신한은행 4.52~5.35% 등이다.
변동형 금리도 상황이 악화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은행연합회는 15일 주담대 변동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발표한다. 코픽스는 지난 1월 1.64%를 기록한 뒤 2월 1.70%→3월 1.72%→4월 1.84%로 지속 상승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이번 달도 인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픽스 인상폭에 따라 주담대 변동형 금리 상승폭도 결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변동형이나 혼합형 등 모든 주담대 금리 상승은 당분간 이어져 대출자의 부담가중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에는 혼합형 금리가 변동형 금리보다 유리한 게 사실”이라며 “변동형의 경우 6개월마다 금리를 재산정하지만 혼합형은 5년간은 금리가 고정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변동형보다 혼합형 금리가 높지만 추가 금리인상을 염두에 둔다면 혼합형을 선택하는 것도 고려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