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액셀러레이터(AC)의 역할은 창업자가 실패할 수 있다는 가벼운 마음을 가지면서도 단단한 마음으로 창업한 기업을 이어가도록 돕는 거라 생각합니다”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AC협회) 협회장 겸 씨엔티테크 대표가 “AC가 스타트업 생태계의 균형을 이룩할 수 있는 ‘키스톤(중재자)’ 역할을 맡아야 한다”며 이 같은 생각을 전했다. 구체적으로 전화성 협회장은 AC가 정글 같은 창업 생태계를 안전한 평원으로 만들어줘 스타트업의 버팀목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면서 AC가 누구나 투자하고, 안전하게 성장시키며, 실패를 용인할 수 있는 보육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전화성 AC 협회장이 ‘투자 혹한기와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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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AC협회는 ‘2024 초기 스타트업 투자자 서밋’을 여의도 IFC 홀에서 개최했다. 이날 초기 스타트업 투자를 전담하는 기관들이 참여해 극초기 창업 생태계를 논의하며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전화성 협회장은 ‘투자 혹한기와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을 주제로 첫 번째 키노트 발표에 나섰다. AC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초기 자금 조달, 멘토링, 네트워킹 기회 창출 등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다. 전 협회장은 그중에서도 AC가 성공적으로 자기 역할을 다하기 위해 △소통 △역량 △몰입 △협력 △핵심가치라는 5가지 키워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역량은 프로세스의 표준화와 매뉴얼화를, 몰입은 데이터 분석과 축적을 통한 스타트업에 맞춤형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협력은 AC와 스타트업 간뿐 아니라 대기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연결 같은 사업화 연계 능력도 포함한다. 핵심가치는 AC가 투자와 보육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 왼쪽부터 남정민 단국대 교수, 전화성 협회장, 신진오 명예 협회장, 이용관 명예 협회장. (사진=박소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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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이날 행사에서는 AC들의 역할이 제대로 발휘되기 위해서는 ‘사업의 지속가능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남정민 단국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전화성 협회장과 함께 신진오 명예 협회장(와이앤아처 대표), 이용관 명예 협회장(블루포인트 대표)가 ‘스타트업 생태계 지속가능을 위한 초기투자기관의 모델 탐색’을 주제로 토론에 참석해 이 같은 이야기를 나눴다. 참석자들은 AC가 지속가능한 모델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각사에 맞는 신규 비즈니스 모델(BM)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했다.
신 명예 협회장은 “지금이 AC에게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한 시기”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개별 AC가 안정적인 BM을 만들기 위한 스케일업을 이뤄야 한다”고 전했다. 일례로 투자, 보육 프로그램 운용, 중소벤처기업부 팁스(TIPS)와 같은 정부사업 수주, 오픈 이노베이션과 같이 이미 AC들이 하고 있는 업무 이외에도 각사가 잘하는 사업적 능력을 발굴해 중심으로 잡고 가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용관 명예 협회장은 이에 공감하면서 “(AC 생존의) 해답은 다양성에 있다”며 “전문적이고 다양한 영역에서 대체 불가한 가치나 시대에 맞는 역할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기존 AC의 BM이던 초기 투자 영역으로 VC들이 진출하면서 스타트업 투자와 보육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VC들은 출자자(LP) 자금 모으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지만, AC들은 이와 달리 스타트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전화성 협회장 역시 “VC와 달리 AC는 분산투자를 체계적으로 많이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똑같이 100억원의 투자금을 지니고 있다고 하면 VC는 스타트업 4~5곳에만 투자하지만, AC는 무려 50곳에 분산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임을 내년까지 증명해내 더 많은 AC가 자금 조달에 성공할 수 있도록 선례를 쓰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