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직방에 몰린 투자금 3000억, 프롭테크 불황에 회수 어쩌나

세컨더리 몰리는데 찬밥 신세 프롭테크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 영향 '직격타'
3년째 적자 지속·사업확장 재무부담으로
초기 투자자 펀드 만기 도래…IPO 부담감
  • 등록 2024-08-13 오후 5:30:41

    수정 2024-08-13 오후 6:45:15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유니콘으로 평가받던 조 단위 플랫폼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은 무리한 인수합병(M&A)과 부동산 경기 악화 등의 영향으로 3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 투자금 회수에 대한 우려가 짙어졌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직방은 최근 투자가 몰리고 있는 세컨더리 시장에서도 인기 없는 매물로 평가받고 있다. 밸류에이션을 낮춰 구주 매물로 내놓아도 관심을 갖는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사진=연합뉴스)
세컨더리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나 벤처캐피탈(VC) 등이 서로 투자한 지분을 사고파는 투자방식이다. 기업공개(IPO)나 M&A를 통해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지자 구주거래 시장을 찾는 VC나 PEF가 늘어났지만 그중에서도 프롭테크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플랫폼 스타트업들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프롭테크포럼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국내 프롭테크 기업이 유치한 투자액은 1307억 원으로 2021년(2조 6943억 원), 2022년(1조 2040억 원)에 이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프롭테크 기업들의 투자 유치액은 2022년 2조6943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프롭테크는 부동산 산업에 빅데이터나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의미하며 직방·야놀자·쏘카·알스퀘어 등이 국내 대표 프롭테크 기업들로 꼽힌다.

직방은 지난 2021년 국내 12번째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직방은 현재 시리즈E 단계까지 투자받은 상태로, 총 투자 유치 금액은 3285억 원에 달한다. 지난 2022년 시리즈E 투자에는 △하나증권 △IMM인베스트먼트 △한국산업은행 △블랙펄벤처스 등이 참여했으며 투자 금액은 1000억원에 달했다. 당시 직방은 2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고공 행진을 이어간 것으로 보였으나 현재 기업가치 1조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컨더리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스타트업들이 대부분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실적 안정을 보이는 것과 달리 직방은 손실 규모를 키우고 있다. 직방은 지난해 연결기준 약 40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 82억원, 2022년 371억원에 이어 최근 3년간 적자폭이 커졌다.

무리한 사업 확장도 자충수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방은 지난 2018년 부동산 데이터 서비스 스타트업 호갱노노를 230억원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다음 해엔 셰어하우스 플랫폼 우주, 상업용 부동산 정보 플랫폼 ‘네모’의 운영사인 슈가힐을 인수했다. 2108년부터 총 8건의 투자를 집행하면서 재무부담으로 이어졌단 분석이다.

초기 투자했던 펀드들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직방의 IPO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직방의 초기 투자사들은 지난 2015년 총 210억원의 투자를 단행한 △포스코기술투자 △블루런벤처스 △스톤브릿지캐피탈 △캡스톤파트너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LB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부동산 경기 직접 영향 피하려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프롭테크 기업에 투자한 한 투자사 관계자는 “해외 프롭 테크 기업들의 사례를 참고해 국내 시장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며 “부동산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직방 관계자는 “직방은 지난해 매출액 대비 손실 비중이 전년 대비 많이 감소했고 경기 불황 등 외부 요인을 극복하고 현금흐름성 개선에 집중하는 등 내실화와 손익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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