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후임병들에게 반복적으로 가혹행위를 해 기소된 해병대 병사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12단독 정은영 판사는 위력행사가혹행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2)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12월부터 작년 3월까지 인천 연평도의 해병대 연평부대 생활반에서 후임 병사에게 관등성명을 473회 복창하도록 요구하고 팔굽혀펴기 100회, 윗몸일으키기 200회를 하도록 지시하는 등 가홍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A씨는 또 다른 후임 병사에게 ‘재밌는 얘기를 해보라’고 요구한 뒤 아무 대답을 하지 못하자, 바닥에 누운 채 다리와 상체를 45도 각도로 들어 올리는 자세를 취하게 하고 바닥에 누웠다가 다시 일어나 앉는 동작을 50회 반복하게 한 혐의도 있다.
장 판사는 “피해자가 피고인과 분리되기 어렵고 피고인의 말을 거역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피해자들이 상당 기간 지속적으로 고통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가혹행위가 상당히 불량하고 횟수도 많으며 그 정도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으며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