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80시간 이하 수련처럼 보이지만 현실은 달라”
보건복지부는 21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전공의 처우개선 논의를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발제자로 나선 고든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수련시간 등 근로환경 개선을 통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환자의 안전을 담보해야 한다”며 “수련병원에서 수련시간을 계측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평균 수련시간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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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평균 근로시간은 감소했으나 법적 근로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수련기관이 존재한다”며 “주 80시간이라는 명목상의 수련시간은 비교적 지켜지고 있으나 실질적인 수련시간과는 괴리가 있다. 수련기관의 규모에 따라 다르고 저연차일수록 수련시간을 지키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고 부위원장은 “전공의의 과중한 업무강도를 완화하고 수련병원 간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1인당 적정 담당 환자 수를 적용해야 한다”며 “근로기준법에 근거한 임금수준 책정과 야간 당직, 휴일근무 등에 대한 보상 규정을 엄격히 준용하는 제도적 체계 마련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교육환경 개선에 대해서는 “수련시간 제한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양질의 수련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며 “수련과 교육의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체계적으로 수련 기회를 제공하면서 수련기관 간 수련의 질 격차를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도 다양한 의견을 냈다.
이성순 인제대학교일산백병원 병원장은 “전공의가 정말 교육·수련의 목적이라면 전공의 1인당 전문의가 3~4명은 돼야 하고 1인당 입원환자는 많아야 10명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면서도 “전문의는 전공의보다 연봉이 2배라 전공의 1명에 3명씩만 붙어도 연봉이 6배는 더 드는 셈이다. 정부가 전문의 중심병원을 하겠다고 하는데 지금의 수가체계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최호진 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 교수는 “전공의들이 그들의 미래인 지도전문의들의 삶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전공의 처우개선과 프로그램 구축도 중요하지만 그 프로그램을 수행할 지도전문의에 대한 지원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토론회에 전공의들이 자리하지 못한데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이승우 서울시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정부가 전공의들에 대한 처벌과 면허정지까지 얘기하더니 또 처우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진행한다”며 “이런 토론은 전공의들이 나가기 전에 했어야했다. 오히려 더 복귀하지 않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