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고객 안 와요” 노인에 카페 나가라 건넨 쪽지

매장 이용 노인에 퇴장 요구…‘노시니어존’ 논란
카페 본사 측 “차별하는 행위 잘못 인지” 사과문
사장 “7시간 머물러 쪽지, 잘못된 표현임은 인정”
  • 등록 2023-09-26 오후 5:30:19

    수정 2023-09-26 오후 5:32:47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매장을 오래 이용한 노인에게 퇴장을 요구한 카페가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이 같은 사연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어르신이 카페에 좀 오래 앉았다고 받은 쪽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알려졌다. 글쓴이 A씨는 아버지가 지난 24일 오전 카페를 이용했다며 “아빠가 사장님으로부터 이런 쪽지를 받았다고 들고 왔다”고 전했다.

카페 사장이 건넸다는 쪽지를 보면 “고객님 매장 이용 시간이 너무 깁니다. 젊은 고객님들은 아예 이쪽으로 안 오고 있어요”라고 쓰여 있다.

A씨는 “아버지께 연유를 여쭤보니 ‘커피 한 잔 사고 오래 있었다’고 하는데 갑자기 나이 관련 지적을 왜 하는지 의문이 든다”며 “사칙에 고객 나이에 대한 내용이라도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황당해했다.

그러면서 “‘젊은 고객들은 아예 이쪽으로 안 오고 있다’는 언급은 아버지의 행동이 문제가 아니라 나이가 문제라는 말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A씨는 아버지가 매장에서 커피값으로 4600원을 결제한 사실을 사진으로 인증하면서 카페에 별점 최하점인 1점을 줬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노인 혐오’라는 지적이 거세지자 해당 카페 본사 측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9월 25일 특정 가맹점에서 고객에게 전달한 쪽지 사안과 관련하여 사실 확인 절차를 거쳐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과문에는 “모든 매장에서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주 내 해당 사례를 전 매장에 공유할 예정”이라며 “또한 고객 응대 및 고객 차별 방지 교육을 보강하여 향후 전 가맹점을 대상으로 확대 실시해 이수 여부와 시행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겠다”는 약속이 담겼다.

이어 “고객 응대에 있어 나이, 성별, 인종, 이념 및 사상 등을 이유로 차별하는 행위가 잘못된 행위임을 인지하고 관리 소홀의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피해를 입으신 고객님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이 일로 불편하셨을 모든 분께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했다.

카페 사장은 농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쪽지에 담긴 표현이 잘못됐다”고 인정하면서도 고객 이용 시간이 너무 길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에 따르면 A씨의 아버지는 24일 오전 11시 이전에 음료를 한 잔 주문한 뒤 오후 6시쯤 매장을 떠났다.

사장은 “해당 손님의 매장이용 시간이 너무 길어 아내가 조용히 따로 안내하려고 쪽지를 썼는데 표현이 잘못돼 오해를 산 것 같다”며 “노시니어존이라던가, 노인 차별 의도가 있던 것은 절대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이곳에서만 7년 넘게 영업해온 매장”이라며 “평소에도 노인분들이 자주 오시고 항상 친절하게 대했는데 이런 오해가 생겨 난감하다”고 호소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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