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3조원 삼킨 북미 펀드, 15% 빠졌는데 괜찮을까?

올해 북미 주식형 2.3조원 유입…수익률 -14.6%
美 부진에도 저가 매수 이어져…기술주 ''러브콜''
배당주 구성 금리인상 대응 펀드 자금 ''쑥''
"투자기간·여유자금 감안해 단기 리스크 유의"
  • 등록 2022-05-09 오후 6:20:33

    수정 2022-05-09 오후 6:20:33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북미 주식형 펀드가 올해 들어 15% 가까이 빠지는 동안에도 2조3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빨아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란 믿음이 저가 매수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매크로 변동성이 심화되는 국면에서 투자 기간, 여유 자금, 특정 섹터 편향 여부에 유의하며 접근하란 권고가 따른다.

(사진=AFP)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북미 주식형 펀드에는 2조367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최근 3개월 새에도 1조6167억원이 들어왔다. 해외 주식형 펀드 권역별 유형 중 가장 많은 자금을 흡수했다. 올 들어 수익률은 -14.60%로, 전체 해외 주식형(-16.03%)을 소폭 상회하고, 국내 주식형(-11.05%)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우상향 곡선을 그리던 미 증시는 연초 이후 매크로(거시경제) 악재에 부진의 늪에 빠졌다. ‘인플레 파이터’로 나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코로나19 봉쇄 장기화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6일 기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0.0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4.04% 하락,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는 23.2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1.19% 내렸다.

특히 금리인상에 민감한 성장주를 중심으로 출렁이고 있다. 저금리 구간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던 대형 기술주들이 조정장세에 진입하면서 전반적인 증시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도 기술주에 손길을 뻗고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4월 해외 주식형 자금 유입 상위 펀드는 ‘미래에셋TIGER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 ‘미래에셋TIGER나스닥100’ 등인 것으로 집계됐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조정장에 투자자들이 장기 성장에 대한 신뢰가 있는 해외 주식형 펀드로는 저가 매수로 대응하고 있다”며 “금리 상승 국면에서 조정 이후 코로나19 이후처럼 똑같이 과거가 반복되지 않을 수 있어단기 리스크와, 여유 자금, 투자 기간을 감안해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정 섹터에 편향되기보다 운용 매니저들이 변동성 국면에서 대응할 여력이 있는, 종목 범위가 보다 넓은 펀드를 통해 대응하길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집계:에프앤가이드, ETF 제외, 5월6일 기준, 단위:억원)
올 들어 가장 많은 자금(951억원)을 끌어모은 상품은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증권자투자신탁H(주식)이다. 이 펀드는 ‘S&P500 Dividend Aristocrats Index’의 수익률 추종을 목표로 한다. 최소 25년 이상 배당을 증액한 기업들로 구성, 정보기술(IT), 커뮤니케이션을 시장 대비 낮은 수준으로 투자한다.

최민규 한국투자신탁운용 퀀트운용부장은 “최근 금리인상과 함께 테마펀드의 수익률 부침에 많은 우려를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본다”며 “향후 배당귀족주는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의 지속과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에 성장주 대비 상대적인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이어질 변동성 국면에서 소비재 업종이 시장 대비 초과 성과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수요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이 소비자 구매가격으로 전이되더라도 필수소비재에 대한 구매력은 견고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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