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만난 이재용 "6G 선제 투자"…최태원 "일자리 5천개 더"

정의선, 광주형 일자리 언급하며…"내년 차량 5만대 생산"
"삼성·현대차, 車반도체 긴밀 협력" 文 주문엔…반응 안 해
  • 등록 2021-12-27 오후 7:20:28

    수정 2021-12-27 오후 7:27:56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이준기 이정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차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뉴삼성’의 차기 먹거리로 보고 내부적으로 대비하고 있다는 뜻을 거듭 분명히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22일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해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6세대(G) 이동통신 개발 현황을 묻는 질문에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로 통신·백신은 비슷한 면이 있어 선제로 투자해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론상 5G보다 최대 50배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6G는 데이터 지연이 거의 없는 초고속·초지연 통신을 기반으로 플라잉카·메타버스·만물인터넷(IoE) 등을 구현할 ‘꿈의 통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아직 6G에 대한 국제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삼성·LG 등 국내기업은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미·중 패권경쟁의 파편을 고스란히 맞고 있는 글로벌 업계 1위인 중국 화웨이를 누르고 최강자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도 읽힌다.

이재용 부회장은 또 “우리나라는 저출산으로 신생아가 40만명 이하이고, 중국은 대졸자가 500만명이 넘는 상황”이라며 “미국과 중국이 탐내는 좋은 인재를 키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이 모두발언에서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을 언급하며 ‘인력 양성’을 강조한 데 따른 언급으로 풀이됐다.

이날 오찬엔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주식회사 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구현모 KT 대표이사 등 ‘청년희망 온(ON) 프로젝트’에 참여한 6개 기업의 대표가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차량용 반도체에서 삼성과 현대차가 더 긴밀히 협력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다만, 이재용 부회장이나 정의선 회장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박경미 대변인)고 청와대는 전했다.

최태원 회장은 모두발언에서 “지난 SK의 청년희망 온 발표 이후 어떻게든지 더 (일자리를) 찾아서 조금이라도 더 늘려보자고 해서 추가로 5000명 정도 더 잡(job)을 만들 수 있도록 프로그램들을 세웠다”고 했다. SK그룹은 지난 10월25일 향후 3년간 총 2만7000개 청년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정의선 회장은 노사상생형 광주형 일자리를 언급,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올해 1만2000대 차량 생산에 그쳤는데, 내년에는 5만대 정도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장이 자동화되더라도 기계·로봇을 제어하고 보존하는 소프트웨어 인력들이 필요하다”며 “현대차는 우리 청년들이 전 세계에서 다른 청년들과 비교해서도 경쟁력이 앞설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언급도 오갔다. 최태원 회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생산하는 노바벡스가 독감 백신 같은 항원 방식으로 돼 있는데 식약처 허가가 나면 바로 출시해 안정적으로 국내에 공급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노바벡스는 콜드체인 없이 유통되고 보관기간 길어 장점이 많다”고 기대감을 표한 뒤, 국내에는 언제쯤 출시될지 물었다. 최태원 회장은 “전 세계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가보지 않은 길이라 시기를 특정할 수 없지만 가능한 빠른 시간 내 상용화하게 독려 중”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정의선 회장에게 “현대차의 전기차가 유럽에서 ‘올해의 차’로 다수 수상한 것을 축하한다”고 했고, 구광모 회장에겐 “LG의 올레드TV와 디스플레이 사업이 성황이라고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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