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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양가 심사제 손질한 HUG “보증신청 쇄도”
권형택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은 22일 세종 국토교통부 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건설업계에서 듣기로 고분양가 심사제도 개선 이후 미뤄놨던 심사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공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토교통부와 HUG는 지난 9월 말 업계의 개선 요청을 받아들여 HUG의 고분양가 심사제도를 일부 보완했다. 인근 시세 산정 기준과 비교사업장 선정 기준 등을 개선하고 심사 세부기준도 추가로 공개하도록 한 것이다.
이는 수도권, 광역시 등 일부 지역에서 최근 분양되거나 준공된 사업장이 없는 경우 비교 사업장이 부족하고 인근 시세가 낮아 분양 심사가격이 과도하게 낮게 책정된다는 업계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이후 실제 심사 신청이 쇄도하고 있어 공급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권 사장의 설명이다.
국토부 연이어 분상제 보완…깜깜이 분양가 제동
분상제 적용 지역에선 택지비·건축비 원가에 주택 구조 강화·성능 개선 비용이나 택지 공급 부대비용 등 가산비를 더해 분양가 상한을 정한다.
가산비는 평가 주체에 따라 등락이 크게 갈리지만 분양가 심사 후 가산비 심사 내역과 근거를 지자체로 하여금 공시하도록 한 관련 규정은 잘 지켜지지 않았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 4월까지 분양가 심사를 받은 분양가상한제 단지 192곳 중 143곳은 가산비 공시를 아예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업계는 가산비 심사 투명성과 실효성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지금보다 가산비를 보다 폭 넓게 인정받으면서 분양가가 일부 상승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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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확대·분양가 상승, 큰 폭 변화 어려워”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분양가 제도 손질로 공급이 일정 부분 원활해질 수는 있다면서도 큰 폭의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탓에 공급이 크게 확대되거나 분양가가 건설사와 조합이 원하는 만큼 상승하긴 어렵다고 예상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시장에 자율성을 주고 분양가와 시장 매매 가격 간 격차를 줄여야 소수가 막대한 분양 차익을 누리는 로또 청약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만 지금 수준의 분양가 제도 개편은 분양가 현실화나 투명화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분양가 인상 효과는 적다”며 “공급이 기존보다는 원활해질 순 있겠지만 이를 통한 민간 아파트 공급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박종훈 HUG 금융심사처장도 “인근 시세 기준을 과감하게 개선한 결과 지금 두 달 정도 사례를 보면 신청을 미뤄놨던 보증 사업장이 실질적으로 신청을 많이 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치면서도 “제도를 개선했다고 해서 분양가가 다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