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29일 인천 소재 모범 ‘푸른숲 어린이집’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학부모와 원장, 교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정부가 발표한 아동학대 근절대책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는 한편 보육정책 전반에 대해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27일엔 광주의 대표적 전통시장인 ‘대인시장’을 찾았다. 박 대통령은 시장 내 막둥이 떡집과 ‘은누리 공방’ 등에 들러 “붐(boom)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젊은 사람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전통시장에서 창업하면 새로운 바람이 일어날 것 같다”는 등의 덕담을 늘어놨다.
박 대통령의 ‘나 홀로’ 민생 정치는 과거에도 종종 목격됐다. 특히 갈등 국면 등 국정 난맥상이 불거졌을 때 더 눈에 띄었다. 작년 8월 세월호 가족들의 대화 요구가 극에 달했던 당시 박 대통령은 부산 자갈치시장을 방문해 서민물가를 점검했다. 이른바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파문이 절정이었던 작년 12월엔 여성기업인 오찬, 국민추천포상, 우드로윌슨센터의 제인 하먼 소장·마이클 혼다 미국 연방 하원의원 접견 등 경제·사회·외교 행보에 전념했다.
정치권에선 사전 예정된 행사라 해도 각종 갈등에는 거리를 두면서 민생 행보에만 집중하는 것 자체가 폭락한 지지율 만회를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과감한 인적쇄신 등 정작 국민이 바랐던 점이 무시된 만큼 이번 민생 행보가 진정성 있게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26일 올해 첫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을 거론하며 현장과의 소통을 강조한 바 있다”며 “어린이집 방문 건도 20일 국무회의에서 아동학대 근절을 지시한 것의 연정선상에 있는 것으로 다른 정치적 효과를 기대한 건 아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