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이도형 기자] 지난해 대선 직전 국정원 댓글 사건을 조사하던 경찰이 국정원의 증거인멸 행위를 은폐하는 듯한 내용이 담긴 폐쇄회로 영상이 25일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 국정조사장에서 공개됐다. 이에 이성한 경찰청장은 ‘당사자에게 확인해 보니 농담이라고 한다’며 해명에 나섰고, 새누리당은 검찰의 동영상 편집 의혹을 제기했다.
특위 위원인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조 특위 경찰청 기관보고에서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디지털증거분석실 분석관 2명의 대화가 녹음된 동영상을 틀었다. 이 영상은 경찰이 국정원 댓글 의혹 1차 수사결과를 발표하기 전인 지난해 12월 16일 새벽에 찍혔다.
동영상에서 한 분석관이 “자도 돼요?”라고 묻자, 다른 분석관은 “지금 댓글이 삭제되고 있는 판에 잠이 와요? 지금? 삭제를 좀 하는 편 이더라구요”라고 되받는 장면이 고스란히 중계됐다.
국정원 측이 자신들이 단 댓글을 삭제하는 장면을 경찰들이 그대로 방관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 청장의 해명은 오후 재개된 특위에서 나왔다. 오후에 이 의원이 이 청장에게 “오전에 공개한 영상에서 (국정원이) 댓글을 삭제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히 나왔죠?”라고 묻자, 이 청장은 “점심시간에 당사자에게 확인하니 ‘딴 사람이 자기일을 끝나고 잠잔다고 하니까 농담으로 한 것’이라고 한다”고 해명했다.
이에 이 의원이 “당사자를 당장 불러오라”고 요구했으나 이 청장은 “증인 선택의 부분이 있으니 나중에 확인하면 될 것 같다. 분석관에게 들은 말을 전할 뿐이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 의원 이외에도 민주당 측 특위 위원인 정청래 의원도 경찰 수사 당시 디지털 증거 분석실 분석관의 대화가 녹화된 폐쇄회로 영상을 이날 오전 공개했다.
동영상에는 분석관들이 “그럼 그건 이제 수사팀의 몫이고 실제 적으로 이건 언론 보도에는 안 나가야 할 것 아냐”, “그럼 그건 이제 수사팀의 몫이고 실제적 으로 이건 언론 보도에는 안 나가야 할 것 아냐”, “노다지다, 노다지. 이 글들이 다 그런가”는 식의 말을 하는 내용이 담겼다.
새누리당은 야권 측의 동영상 공개에 검찰이 임의대로 편집됐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특위 위원인 윤재옥 새누리당 의원은 “폐쇄회로 영상을 분석해 보니까 검찰 수사 발표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검찰이 자기 논리를 부각 시키기 위해서 장면의 구체적인 설명을 다르게 표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검찰 발표에는 한 수사관이 ‘주임님, 닉네임이 나왔네요’라고 했는데, 실제로 들어보면 ‘닉네임이 하나 나왔네요’라고 말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도 “검찰이 자기가 필요한 부분만 쓰고, 중간에 다 잘라 먹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관련기사 ◀
☞ 국정원 국정조사 연이은 진통...與 한때 퇴장
☞ 국정원 국정조사, 오늘 경찰청 기관보고
☞ '권영세파일' 추가폭로‥여야, 국정조사 신경전 격화
☞ 與 “국정원 비공개 안하면 국정조사 기관보고 무기 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