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미국이 4년 반 만에 금리인하에 나서며 ‘긴축의 시대’가 종말을 앞두자 증권사들도 서둘러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 상품에 힘을 주고 있다. 특히 글로벌 자산에 투자하려는 공격적인 투자자들을 위해 ‘신흥국’ 관련 상품을, 국내 고금리 막차를 타려는 투자자를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10일 액티브형 인도 상장지수펀드(ETF)인 ‘ACE 인도컨슈머파워액티브’를 상장했다. 액티브 ETF는 기초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패시브형과 달리 펀드매니저가 30% 범위 내에서 투자 종목과 비율을 조정해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 ETF는 과거 중국 고도 성장기에 주가가 크게 올랐던 업종과 기업을 참고 기준으로 인도에서 가전(볼타스), 자동차(마힌드라), 헬스케어(아폴로) 3개 분야에서 기업을 뽑아내 10~17%씩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KB자산운용은 지난 6일 니프티50에 투자하는 ‘KB스타 인도 Nifty50 인덱스 펀드’를 출시했다. 액티브 펀드 대비 저렴한 비용으로 인도 대표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인도 증시의 오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하로 위험자산이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 속에 신흥국 주식시장 관련 상품이 쏟아지는 모습이다.
메리츠증권 역시 지난달 멕시코 페소화와 인도 루피화를 각각 추종하고 2배 레버리지 투자까지 가능한 ETN 총 4개 종목을 한국거래소에 상장했다. 이 상품은 국내 상장지수상품(ETP) 시장 최초로 신흥국인 멕시코와 인도의 통화에 투자할 수 있는 종목이다.
신종자본증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대체로 은행이나 보험사가 찍어내는 만큼, 부도 위험이 크지 않은 가운데 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부여해 ‘안정성’과 이윤 모두 챙길 수 있는 상품이다. 최근 키움증권은 1인당 300만원까지 살 수 있는 세전 연 5.10%(세전 기준)의 ‘하나은행 47-04 채권’을 특별판매했고, 삼성증권 역시 1인당 100만원 한도로 세전 7%대의 ‘우리은행28-04-할인7M-갑-22’을 판매한 바 있다. 만기일은 11월 22일이다. 당분간 이 같은 신종자본증권 상품이 증권사 특판 방식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 인하 시대로 접어들며 고금리를 제공하는 채권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며 “이달 선보이는 짧은 만기의 고금리 특판 채권이 ‘오픈런’ 수준으로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